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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설] 코로나 완쾌 97세 할머니
[삼촌설] 코로나 완쾌 97세 할머니
  •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 승인 2020년 03월 29일 17시 3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3월 30일 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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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아시아를 거쳐 유럽과 미국을 강타하고 있다. 미국은 단숨에 중국과 이탈리아를 제치고 확진자 수 세계 1위에 올라섰다. 29일 현재까지 확진자가 12만3774명이다. 29일 하루에만 확진자 1만8755명, 사망자 512명을 기록했다. 29일까지 코로나19로 죽은 사람이 2229명이나 된다.

이렇게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베이비부머 제거기’ 정도로 풀이 할 수 있는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라는 신조어가 돌고 있다. 코로나19가 고령의 베이비부머(1944∼1963년 출생)에 치명적인 데서 나온 말이다. 여기엔 일부 젊은이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 정서가 깔려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에서는 의료체계가 무너져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탈리아 의료진들은 생존 가능성이 큰 환자 치료를 위해 80~95세 환자들에 대한 ‘선택적 진료’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요양소 노인들이 버려지고 심지어 일부는 침대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다.

이런 소식들이 들리는 중에 포항에서 희소식이 전해졌다. 청도군에 사는 97세 황영주 할머니가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된 지 12일 만에 완쾌돼 25일 청도 각남면 집으로 돌아갔다. 국내 최고령 완치자다. 포항의료원에는 경산 서린요양원에서 생활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104세 할머니도 투병 중이다.

황영주 할머니는 27세에 남편을 여의고 아들 셋을 홀로 키워냈다. 큰아들을 4년 전에 먼저 보내고, 위암 수술을 받은 둘째 아들이 어머니를 모시고 청도에 살고 있다. 부산에서 살다가 청도로 이사했다. “청도가 물이 맑고 공기가 좋다”는 얘기에 아들 병이 나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어머니와 코로나 생이별에 억장이 무너졌다”는 73세 아들 홍효원씨의 효성도 갸륵하다. 효원씨는 “효원이란 이름의 ‘효’가 효도 효자인데 어머니께 더 많이 효도하고 살겠다”고 했다. 코로나 역병의 재난 앞에 보편적 사회 윤리마저 무너져 내리고 있는 서구 사회에 비해 아직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간곡한 ‘효성(孝誠)’의 사연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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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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