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5 격전지를 가다 경주

왼쪽 위부터 더불어민주당 정다은, 미래통합당 김석기, 민생당 김보성, 정의당 권영국. 아래 국가혁명배당금당 김덕현, 무소속 정종복, 무소속 김일윤 후보.

선거 때마다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는 핫 이슈를 터뜨리는 경주지역의 21대 총선도 각 당의 후보자가 결정되면서 본격적인 표밭 갈이가 시작됐다.

경주시 선거구는 지난 26일, 27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 결과 더불어민주당 정다은(33·시민단체활동가), 미래통합당 김석기(65·국회의원), 민생당 김보성(53·경주대 부교수), 정의당 권영국(56·변호사), 국가혁명배당금당 김덕현(60정당인), 무소속 정종복(69·변호사), 무소속 김일윤(81·교육인) 후보 등 총 7명이 등록했다.

이들 가운데 현역인 김석기 의원과 정종복·권영국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 이은 리턴매치로, 누가 얼마 만큼의 표심을 얻어 김석기 현 의원을 누르고 설욕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마한 김석기 후보는 5만 7276표(44.97%)를 얻어 당선됐으며, 무소속 정종복 후보가 3만 9051표(30.66%), 무소속 권영국 후보가 2만 253표(15.90%)로 고배를 들었다.

이들 외에도 정치 초년생인 정다은·김보성·김덕현 후보와 5선에 도전하는 김일윤 후보의 표심잡기 경쟁도 이번 총선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제 겨우 후보자 등록을 마친 초반이지만, 이번 총선 판세를 2강 1중 4약의 구도로 분석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의 프리미엄을 안고 출발하는 김석기 후보와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된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정종복 후보가 선두권을 유지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여기에 20대 총선에 이어 재도전하는 무소속 권영국 후보도 심상정 당 대표가 경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권 후보 당선을 위해 경주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밝힐 정도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 만만치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웠던 미래통합당의 공천잡음으로 인해 돌아서 버린 경주시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을 누가 먼저 제대로 보듬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경주가 아무리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보수지역이라고 하지만, 이번 통합당의 공천 파동이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최근 기세가 조금은 꺾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제한적인 길거리 홍보 대신 SNS를 활용한 비대면 선거운동을 누가 더 잘 활용할 것인가도 표심 확보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 대부분은 경주발전을 앞당길 적임자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흩어진 민심을 ‘누가 가장 먼저 아우르고 표심으로 이어가느냐’에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다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경주지역 발전을 힘 있는 젊은 여당 후보와 함께 하자”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치 초년생으로 예비후보 등록도 다소 늦은 데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당내 잡음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관건이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우여곡절을 겪은 미래통합당 김석기 후보는 “경선을 통해 경주시민은 능력 있고 힘 있는 재선 의원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면서 “본선에서는 압승으로 지지해 주신 시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김 후보는 “이번 선거는 경제·외교·안보·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 망국을 불러온 무능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이자, 경주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할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힘 있는 재선 의원이 돼 정권교체와 지속적인 경주 발전을 이뤄 내겠다”고 강조했다.

‘기분 좋은 바람! 경주를 바꿀 사람! 권영국’을 슬로건으로 내건 정의당 권영국 후보는 “이번 총선은 그동안 기득권 세력 일당이 독점한 정치를 바꿔야 시민들의 삶과 지역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로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경주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후 일찌감치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후 부지런히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정종복 후보는 “이번 총선은 미래통합당 입당 예정인 무소속 후보와 미래통합당 후보의 대결이 될 것”이라면서 “미래통합당 경선과정을 보고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시민들도 많이 계시지만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라도 보수정권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5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김일윤 후보는 “많은 고심 끝에 늦게 출발한 만큼, 최선을 다해 경주를 바꾸겠다는 각오로 선거를 완주하겠다”면서 “오로지 경주시민만 생각하고, 경주시를 살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