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기화로 정부가 지역에 거점 감염병 전문병원을 두기로 했다.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은 이번에 코로나19가 집중적으로 번진 대구와 경북권역의 경북이 최적 입지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경북 포항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18년부터 이미 연구중심 의과대학과 병원 설립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설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018년 지역 의료계가 유능한 의료인 영입의 어려움을 호소, 경북일보가 포항의 연구 중심 의과대학·병원 설립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포항의 의료계와 포항시가 대학과 병원 설립을 적극 추진키로 하고 절차에 들어가 용역조사 중이다.

정부가 마침 전국의 거점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기로 한 만큼 포항시에 두는 것이 매우 타당할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단순히 감염병 전문병원이 아닌 암이나 희귀 난치성 질환의 치료와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의과대학·병원을 설립할 수 있게 정부와 적극 협의해야 한다.

포항은 지역적으로도 거점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 분야에서 국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탄탄한 인프라를 이미 구축하고 있다.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 포스텍과 제4세대방사광가속기,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식물백신기업지원 시설 등 첨단 바이오 헬스 과학 인프라가 자리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감염병 전문병원은 물론 바이오 신약 개발과 첨단 의료 연구의 최적 조건이다.

이 같은 인프라를 십분 활용해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연구중심 의과대학·병원과 연계하면 상상을 뛰어넘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이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북의 감염병을 포함한 연구중심 종합병원과 대학 설립의 또 다른 절박한 필요성은 이 지역의 의료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경북에는 대구, 부산, 경남에 각각 5개, 4개, 2개가 있는 상급종합병원(20개 진료과목 이상)이 한 곳도 없어 감염병 대응은 물론 암 등 난치성 질환의 치료를 위한 전문 의료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정부는 영남, 중부, 인천, 제주 등 4개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겠다고 했다. 이왕 병원을 설립하기로 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의료, 의약, 바이오 헬스 등 치료와 연구가 가능하게 길을 열어 줘야 한다.

경북지역에 감염병 전문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신설은 도민의 건강권 보장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감염병 전문병원과 상급종합병원, 신규 의과대학 설립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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