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재연구소, 발굴보고서 발간…동화랑 동편지구 유물 등 수록
각 구역 다량의 등잔·벼루 출토

경주 황룡사지 동회랑 동편지구 발굴조사 모습 전경. 문화재청 제공
경주 황룡사지(사적 제6호)의 동회랑 동편지구는 고승들이 수행이나 수양을 위해 독거하는 공간이었거나 각종 의례 공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내용은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경주 황룡사지 회랑외곽 발굴조사 내용을 담은 ‘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Ⅱ-동회랑 동편지구’를 통해 밝혀졌다.

경주 황룡사지 발굴조사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모두 8차에 걸쳐 조사됐는데, 이번 보고서는 6차(1981년)와 8차(1983년) 조사에서 본격적인 발굴이 이뤄졌던 동회랑 동편지구의 조사내용과 출토유물을 수록한 것이다.

이번 보고서Ⅱ의 조사구역은 동회랑 동편에 남북으로 길게 설치된 담장으로 구획된 공간으로, 면적은 약 4300㎡이다.

이곳에서는 황룡사 전체사역의 외곽경계로 추정되는 남북담장이 확인됐고, 이밖에도 크고 작은 담장으로 구획된 7개의 독립된 공간도 드러났다.
경주 황룡사지 동회랑 동편지구 내 건물지 모습. 문화재청 제공
또한 이들 각각의 독립된 공간 내부에서는 1~3개소 정도의 건물지가 확인됐으며, 그 주변에서 기와, 토기 등의 유물도 다량 발굴됐다.

특히 각 구역마다 다량의 등잔과 벼루가 출토되면서 이곳의 성격이나 용도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지 주목된다.

보고서에는 담장으로 구획된 독립된 공간과 그 내부에 분포한 건축 유구의 구조와 배치 등도 처음으로 소개했다.

크고 작은 건물지 12개소가 드러났고, 담장과 우물, 배수로 등 생활시설 등이 함께 발굴됐다.

발굴과정에서 기와와 벽돌류, 토기·자기류 등 신라와 고려 시대 유물이 다량 출토됐는데, 이번 보고서에는 485점의 유물을 선별해 수록했다.

동회랑 동편지구는 담장으로 구획돼 매우 폐쇄적인 공간으로 보이는 것으로 미뤄 개방적인 공공의 시설보다는 고승들이 수행이나 수양을 위해 독거하는 공간, 혹은 중국 당대 사원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의례 공간 등으로 최종 추정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6년 40년 만에 최초로 황룡사지 발굴조사 시 촬영한 사진을 모두 정리 사진집으로 출판하고 사진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40년 전 작성된 야장(발굴현장에서 조사내용 등을 기록한 수첩), 일지, 도면, 사진자료 등을 정리했으며, 사진집에 수록된 사진들을 선별해 보고서에 수록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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