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울진·영양 등 경북 곳곳서 해외발 확진자 잇따라
반환점 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공염불 우려
정부, 모든 해외 입국자 14일 격리 의무화 등 수습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오전 대구국제공항 이용객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던 울진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 울진읍에 주소를 둔 A 씨는 해외 유학생으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유럽 입국자 관리 대책을 내놓기 3일 전인 지난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했다. 이에 울진군은 지난 27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A 씨의 입국 사실을 통보받고 곧바로 자가격리 권고와 함께 검체 채취를 했으며 지난 29일 최종 양성판정을 받았다.

# 30일 경북 영양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두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미국 시민권자인 40대 B 씨는 지난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출발해 27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지인의 차량을 이용해 영양군에 들어왔다. 영양군은 질본으로부터 B 씨의 이동 사실을 통보받고 연락을 취해 29일 검체 채취를 했으며 30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함께 동행한 지인은 음성판정을 받았다.

# 경북 포항에서는 12일 만에 50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30대 남성인 이 확진자는 지난 2일부터 28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했으며 현지에서 서울지역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오는 4월 5일까지 진행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661명으로 전일 기준 78명이 더 늘어났다. 특히 신규확진자 78명 중 37%에 해당하는 29명은 해외유입사례로 이 중 13명은 공항 검역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누적 해외 유입 확진자는 모두 476명(90%가 한국인)으로 전체 확진자의 4.92%로 늘어났으며 검역 과정에서 확진 판정은 총 202명으로 2.09%로 증가했다.

특히 검역과정 확진 판정의 경우 지역별 집단발병 사례 순으로 볼 때 대구 68.56%와 경북 13.44%, 경기 4.79%, 서울 4.41% 순의 뒤를 이으며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해외 유입사례가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국민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부는 다음 달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14일간 격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특히 별도의 거주지가 없어 자가격리 없이 능동감시만 했던 단기 체류자도 국익과 공익을 위해 방문하는 경우 등의 예외적 사유를 제외하고 정부가 마련한 시설에 격리조치 되며 시설 이용 비용은 각자 부담해야 한다. 다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치료비와 검사비는 지원된다.

만약 자가 격리 대상 입국자가 격리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고 외국인의 경우 강제 추방이나 입국을 금지할 방침이다.

앞서 포항과 울진의 해외 유입사례에서도 확진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한 만큼 해외입국자들의 대중교통 이용 금지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 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해외유입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공항에서의 검역과 입국자들의 동선관리, 지역에서의 철저한 자가격리 이행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혹시라도 입국자들이 이동 시 일반인들과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 거점에서 격리 장소까지의 이동지원과 별도의 격리시설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며 “젊은 유학생들이 지침과 권고를 어기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해외입국자는 공항 도착 후 반드시 집으로 귀가하고 자차를 이용하거나 전용 공항리무진, 버스, KTX 전용칸 이용과 함께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면서 “오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로 감염 위험이 높은 일부 시설과 업종 운영을 제한하고 최대한 집안에 머무르며 외출을 자제하고 직장에서도 직원끼리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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