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청 직원들이 구내식당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한쪽 방향으로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5일까지 이어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 시점이 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생활방역 체계에 대한 구체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더라도 일상으로 완전히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은 생활방역 체계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체계적인 지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09명으로 최고 정점에 이른 지난달 29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처음 언급했다. 특히 지난 22일부터는 전국의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에 운영 중단을 권고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한 달째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경기침체 등 온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자칫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져 재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군위군이 군위시외버스터미널에 첫차 출발 전 터미널에 정차하고 있는 버스에 대해 방역을 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1~2주 안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시점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도 “생활방역 지침을 아직도 만들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국민도 지침을 숙지하고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데 계속 사회적 거리두기만 강조하니 피로감이 쌓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른 시일 안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접목한 생활방역 지침을 마련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교과서적인 내용이 아닌 실제 지킬 수 있는 수준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피시방이나 클럽 등에서 1~2m 거리두기’, ‘출·퇴근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등 지키기 어렵거나 원론적인 내용이 아니라 ‘마스크 착용은 언제 하고 벗어야 하는지’, ‘기업이나 학교에서의 동선은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등의 구체적인 지침 사례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포항오천교회 한사랑봉사단이 오천재래시장과 상가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오천교회 제공
포항오천교회 한사랑봉사단이 오천재래시장과 상가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오천교회 제공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것은 맞지만 식당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식탁을 대각선으로 배치하거나 유리 칸막이를 높이는 등의 지침을 고민해 봐야 한다”며 “종교시설에서는 함께 식사하지 않도록 하는 등 사람들 간 접촉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한국 건강학회 이사장)는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대중교통에서 손잡이를 잡거나 식당에서 결제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손을 통한 감염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공공기관은 물론 대중교통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사용을 권고하는 한편 손 소독제 구비 여력이 안 되는 소상공인에게는 정부가 일정 부분 공급을 지원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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