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할리반경은 사형선고를 받고 사형장으로 끌려가 교수대에 앉아 대기 중에 사형집행관에게 “내 목에 난 부스럼을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다.

목에 밧줄이 걸리는 순간 숨은 멈추고 숨이 멈추게 되면 부스럼을 건드렸는지 건드리지 않았는지 알 수 없으며 설사 건드려 통증이 있다 한들 죽으면 그만인 것을 그 통증을 걱정 목에 난 부스럼을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다니 그가 얼마나 어리석은가? 할리반경이 목에 난 부스럼이 건드려질까 봐 걱정하는 그것만 보아도 인간들의 어리석음이 어느 정도인가를 감히 짐작할 만하다.

어리석음은 그뿐만 아니다. 재물 때문에 불구덩이에 뛰어든 사람, 돈과 보석이 들어있는 금괴를 깊숙이 숨겨 둔 건물에 화재가 발생 새까만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데 “저 속에 있는 내 돈과 보석 어떻게 해!” 하며 그 돈과 보석을 꺼내겠다고 맨몸으로 불 속으로 들어 가 결국 불에 타 죽는.

어리석은 사람은 그렇다.

어리석음은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거나 설마라는 데 기대를 하게 된다.

또 어리석음에 대해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시골에서 닭을 기르며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할머니가 일찍 잠에서 깨어나 닭장을 들어다 보니 암탉이 황금알을 낳아 놓았다. 그것을 보고 “영감! 어서 일어나 여기 와 보세요. 굉장한 일이 일어났어요. 우리 집 닭이 황금알을 낳았답니다” 그 날 이후 암탉은 매일 황금알을 하나씩 낳았고 황금알은 비싼 가격에 팔렸다.

할머니는 욕심이 났다. 그래서 “영감, 우리 저 닭을 죽여 배 속에 가득 들어있을 황금알을 한꺼번에 꺼내 팝시다. 그렇게 되면 이제 우리도 부자로 잘살게 되겠지요. 어때요 제 생각이?” 그 말을 듣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암탉을 죽여 닭의 배를 갈랐다. 배속에 가득 들어 있을 거라 믿었던 황금알은 어디에도 없었다.

황금알을 낳아 주던 닭은 이미 죽었다. 그제야 후회를 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과욕과 어리석음은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게 된다. 현명한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은 눈앞의 이익보다는 더 멀리 더 많은 것을 위한 생각을 한다.

현명한 사람은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탐내지 않고 설마에 희망을 걸거나 행운을 믿지 않는다. 그것이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차이다.

다시 말해 현명한 사람은 똑같은 일로 두 번 후회하지 않은 사람, 그리고 무엇이 중요한가를 아는 사람, 능력에 맞지 않은 터무니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은 사람이다.

또 현명한 사람은 인내할 수 있고 인내할 수 없는 것, 용서할 수 있고 용서할 수 없는 것 욕심을 가져야 하는 것 욕심을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을 분별할 줄 아는 지혜와 도량을 갖는다. 그런 사람이 진정 현명한 사람이다.

어리석지 않은 행동거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탐욕을 버려야 한다. 탐욕은 어리석음의 씨앗이 된다. 탐욕은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된다.

어수선하고, 경기가 좋지 않고, 삶이 힘들수록 탐욕은 금물이며, 보다 신중한 태도와 지혜가 필요하다. 삶이란 지혜로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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