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포항멕시카나 터미널점 이찬희씨(사진중앙)가 포항의료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이은옥 계장에게 통닭을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일선 공무원과 의료진들마저도 지쳐가고 있는 가운데 포항 시내 한 치킨집에서 이들에게 격려의 통닭을 기탁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멕시카나치킨 포항터미널점 이찬희·김현숙 씨 부부다.

야구선수 출신인 이찬희 씨는 지난 2013년 포항시 남구 상대동 포항시외터미널 인근에서 멕시카나 터미널점을 열어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

부인 김현숙 씨는 바쁜 생업 속에서도 지난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 시 남편 이찬희 씨와 함께 자원봉사활동에 나섰는가 하면 틈이 날 때마다 다양한 자원봉사와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는 등 이웃과 함께하는 생활을 실천해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중순 코로나19가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온 나라가 초긴장 상태가 되자 부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한 끝에 환자들을 돌보느라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재능봉사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포항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이 같은 뜻을 밝히고, 1일 오전 여느 때보다 일찍 가게로 나와 20마리의 통닭을 정성스레 튀겨 전달했다.

이찬희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저보다는 각시가 더 많은 관심을 가졌고, 비록 큰 건 아니지만 우리의 작은 정성으로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며 “모두가 힘들지만 이럴 때 일수록 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극복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포항남구보건소 이은옥 계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시민 모두가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 이런 선물을 받아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의료진 모두가 이 통닭을 먹고 더 힘을 내서 환자들을 지켜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