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동성고, 원격 수업 본격화…쌍방향 화상 대화 시스템 적용
스마트기기 친숙해 적응 빨라

포항동성고등학교 김종태 담임교사가 온라인 공간을 통해 학생들과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동성고등학교 김종태 담임교사가 온라인 공간을 통해 학생들과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 여러분 패션(passion)이 우리말로 뭐죠? 맞아요! 열정이에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지만 개학 연기를 미룰 수 없어 오는 9일부터 고3·중3을 시작으로 초·중·고 온라인 개학이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사상 초유 온라인 정규수업을 앞두고 2일 원격교육 선도학교인 포항동성고등학교를 찾았다.

이날 오전 9시 담임교사들은 각자 교실에서 컴퓨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학생들과 조례를 하고 있었다.

온라인 교육 및 화상 회의 플랫폼인 구글 ‘G-Suite for Education’이 기본적으로 학생과 교사의 온라인 공간을 이어준다.

이 프로그램의 다양한 기능 중 핵심인 쌍방향 화상 대화 시스템인 ‘Zoom’을 통해 제자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고, 건강 상태 및 안부를 물고 수업도 진행했다.

기존 인터넷 카페 등은 교사가 학습 과제를 올리면 학생이 뒤늦게 확인하는 단방향 시스템.

반면 ‘Zoom’은 댓글과 채팅창, 화상 카메라와 마이크가 공유돼 쌍방향 소통이 실시간으로 가능해 진일보한 ‘미래형 교육 현장’을 미리 참관하는 듯했다.

이를 활용하면 아침 조회는 물론 교사 회의도 온라인으로 가능해 재택근무까지 유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음소거와 화면 설정, 녹음·녹화 등 다양한 기능은 스마트 기기에 친숙한 학생들이 먼저 알려줄 정도로 적응이 빠르다고 귀띔했다.

교사들은 “기존 학교 현장 실습 및 교육을 온라인으로 수업 방식이 전환됐다”며 “하지만 ‘학생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 및 ‘인성 지도· 학습 효과 극대화’를 어떻게 추구할지 방법론은 똑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수업 평가 방법과 학업 결손 등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울릉도 고향에서 온라인 영어 수업에 실시간 접속한 2학년 4반 조조 군은 “온라인 수업이 새롭고 재미있다”며 “코로나가 없었으면 학교 기숙사에서 통학하며 수업을 했을 것이지만, 지금 상황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모니터 화면 속에서 웃었다.

담임 김종태 교사(영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전 교실에 와이파이(WIFI)를 이미 구축했고, ‘거꾸로 수업’이라는 형태의 쌍방향 소통 온라인 수업도 하고 있다”며 “앞서 지난해 겨울 동료 한동진 선생님과 ‘G-Suite’ 교육 연수를 받았는데, 이 노하우를 선·후배 전 교사와 열심히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는 분명 교육 현장의 큰 위기이기도 하지만, ‘미래형 사이버 교육’의 큰 시험을 앞당겨 대비하게 한 점도 있다”고 했다.

내년 퇴직을 앞둔 한 최고참 교사도 최근 노트북을 구입해 프로그램 습득에 열성을 쏟고 있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온라인 교육’ 적응에 적극적이라고 했다.

또 예체능 과목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 ‘무용 동작 보고 따라 하기’나 ‘온라인 합창’ 등 다양한 수업 방식 개발과 학생 참여 유도에 고심하고 있다.

윤재덕 수석 교사(음악)는 “준비하는 교사들의 부담이 상당하지만, 다들 열정적으로 준비하며 수업 스킬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20세기에 태어난 선생님들이, 21세기 학교환경에서 22세기를 살아갈 학생들을 교육해야 하는 만큼 온라인 교육도 바뀌는 사회 현상에 대비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했다.

경북에는 동성고를 비롯해 총 9개 초·중·고가 원격수업 선도학교로 지정돼 관련 기자재 및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온라인 원격 수업 경험이 부족한 다른 학교들은 당장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수업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윤재덕 수석교사도 타 시·군 학교에서 관련 특강을 수시로 하고 있고, 다른 학교 교사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포항동성고는 9일 온라인 개학에 앞서 다음 주 저녁께 기존 강당에서 하던 ‘학부모 대상 학교 설명회’를 ‘유튜브(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통해 비대면으로 실시간 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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