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많은 정당 난립…정치 불신 이어질까 우려
신인정치인 약진·영호남 동서벨트 고착화 등 관심사

정극원 대구대학교 법학부 교수.
정극원 대구대학교 법학부 교수.

4월 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 300명을 선출하는 총선일이다. 지역구 253명과 비례대표 47명을 선출한다. 출마자들은 총 300개의 금배지 두고서 사활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하였다. 이번 총선은 지난 20대와 비교하여 첫째, 선거연령을 만18세로 정한 점, 둘째, 선거 사상 초유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점이다. 

권역별 의석수를 보면 수도권 121석, 충청권 28석, 호남권 28석, 강원 8석, 영남권 65석(대구 12, 경북 13, 부산 18, 경남 16, 울산 6)이다. 지역구에 후보를 낸 정당으로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민생당, 정의당 등 총 21개, 비례대표에 후보를 낸 정당으로는 민생당,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만 낸 소위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등 총 35개 정당이다.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유권자들의 선택이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라 예상된다. 새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난해성과 유례없이 많은 정당의 난립이 그 이유이다. 선거역사상 처음 경험하는 위성정당의 등장으로 지지후보는 있는데 지지정당이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또는 정치불신으로 인하여 지지정당은 있는데 지지후보자가 없는 경우에 선거참여율의 저조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전 국민의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선거참여율의 저조와는 다른 문제이다.

우리의 국회의원 선거는 제9대(1973년)에서 제12대(1985년)를 제외한 모든 선거는 한 개의 선거구에 한 명의 대표를 뽑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2등은 기억되지 않는 선거의 특성상 죽느냐 아니면 살아남아 국회로 입성하느냐의 사활을 걸게 된다. 역대 선거에서 보면 어떤 연령층이 더 많이 투표장으로 나오느냐와 지역적으로 도시냐 농촌이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경향성을 띠었다. 지난번 선거에서의 표심은 꼭 그렇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권자의 표심이 어떻게 작동할지 살펴볼 몇 가지 대목이 있다.

첫째, 신진정치인이 어느 정도로 약진할 것인가, 총선 때면 현역의원을 탈락시키고 신진 정치인을 공천하는 소위 ‘현역물갈이’가 이슈가 된다. 현역의원 탈락률은 공천 혁신의 증표가 된다. 총선에서 현역물갈이는 여당이 주도하는데, 이번은 특이하게도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훨씬 더 많았다. 특히 탈락률이 높은 대구·경북에서의 신진정치인의 약진은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신진정치인들이 유권자들로부터 더 많이 선택된다면 미래통합당이 약진하게 될 것이다. 현역 물갈이의 성과를 톡톡히 보게 되는 것이다.

둘째, 지역적으로 영남과 호남으로 구별되는 동서벨트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이다. 역대선거의 결과 영남과 호남을 경계로 특정 정당이 의석을 독식하는 이른바 ‘동서벨트’를 만들어 왔다. 동서벨트의 고정화는 선거의 핵심인 인물선거와 정책선거를 후퇴시키는 폐단을 초래한다. 지난번 선거에서 대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2석(당선 후 입당 포함)을 획득하였다. 이번에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선자를 낼 것인지 아니면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대구·경북 총 25석 전부를 다 차지하는지 관심사가 될 것이다. 여당과 야당은 소위 동서벨트를 경계로 ‘안방 지키기’에 집중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중원과 수도권에서 얼마의 의석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총선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다.

셋째, 무소속 후보가 선전하느냐이다, 공천 후유증의 하나는 탈락자의 무소속 출마이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공천탈락자의 무소속 출마가 많다. 무소속 출마자의 당선은 여당과 야당이 제1당의 각축을 벌이는 선거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권자들이 인물 선호의 선거를 할 것인지 정당 위주의 집단투표를 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넷째, 비례대표 의석수를 어느 정당이 더 많이 가져가느냐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선거에서는 지역구 후보자와 비례대표 정당의 교차투표의 현상으로 국민의당이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였다. 어느 정당이 어느 만큼의 의석을 가져가는지를 예상할 수 없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도입되어서는 안 되는 제도이다. 여당과 제1야당이 소위 위성정당을 설립하여 준연동에 따른 의석수 감소를 피해감으로써 오히려 소수정당의 비례대표 의석확보는 더욱 어려워졌다. 다당제를 통한 다양한 국민의견의 국정에 반영을 무력하게 하며 오히려 양당구도를 강화하게 만들 것이다.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이 비례대표 의석의 대부분의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양당이 지역구에서 접전을 벌인다면 위성정당을 통한 비례대표 의석의 확보에 따라 제1당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게 된다. 양당은 어느 때보다 비례대표 선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정당의 정책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한 인물인가이다. 깨어있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이러한 방향으로 표출될 때에 대의제 민주주의는 더욱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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