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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4·3 추념식 2년만에 참석…"제주, 이제 외롭지 않다"
문대통령, 4·3 추념식 2년만에 참석…"제주, 이제 외롭지 않다"
  • 연합
  • 승인 2020년 04월 03일 17시 2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4월 03일 금요일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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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에 행사규모 축소…4·3 희생자 증손자 등 다독이기도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위령제단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 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 이후 2년 만에 참석한 것이며,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두 차례 추념식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번 참석의 의미에 대해 “4·3의 가치인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을 미래 세대에 전승하자는 취지”라며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인권 신장과 국민 통합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추념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1만5천여명이 참석했으나 이날은 그 100분의 1에 해당하는 150명만 참석했다.

참석자는 4.3 희생자유족회장 등 유족 60여 명, 4.3 평화재단 이사장, 4.3 실무위원회, 제주 지역사회 대표 등 유관단체 관계자,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당 대표 및 원내대표 등이다.

추념식 시작 후 문 대통령은 흰색 국화를, 김정숙 여사는 붉은 동백꽃을 위령제단에 헌화를 하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제주 4·3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가 그날, 그 학살의 현장에서 무엇이 날조되고 무엇이 우리에게 굴레를 씌우고 무엇이 제주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그래야만 72년간 우리를 괴롭힌 반목과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는 이제 외롭지 않다. 4·3의 진실과 슬픔, 화해와 상생의 노력은 새로운 세대에게 전해져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폭력과 이념에 희생된 4·3 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고통의 세월을 이겨내고 오늘의 제주를 일궈내신 유가족들과 제주도민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고 강조했다.

추념사 후에는 고(故) 양지홍 4·3 희생자의 증손자인 김대호(15) 군이 ‘증조할아버지께 드리는 편지글’을 낭독했다.

김 군은 “네모난 유골함으로 돌아온 할아버지를 품에 안고서 할머니께서는 한참을 우셨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할머니를 위로해 드리는 것밖에 없었다”며 “끔찍하고 아픈 역사지만 모두 제주 4.3을 깊이 알고 공감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그리고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얘기해 주겠다”고 말했다.

김 군이 낭독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오자 문 대통령이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김 군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했다.

추념식 도중 일부 유족들은 오열했으며, 김정숙 여사 역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 이후 희생자 유족들과 함께 유해봉안관을 방문해 4·3 평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유해발굴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4·3 희생자와 군경 희생자 신위를 안치하고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제주시 애월읍에 조성된 영모원을 찾아 참배했다.

위령비에 대한 설명을 들은 문 대통령은 “화해와 통합의 장소네요”라고 언급했다.

또 이 곳에서 제주 4·3 유족회와 경우회가 손을 잡고 화해를 했다는 설명을 전해 들은 뒤 “함께 손을 잡았다니…또 그 손을 맞잡아 주신 희생자 유족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송승문 제주 4.3희생자 유족회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4·3의 완전한 해결의 뒷받침은 4·3특별법 개정이다. 문 대통령 임기 내에 꼭 4·3 특별법을 통과 시켜 달라”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그는 “명예회복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 (생존 희생자들이) 모두 90세가 넘은 고령인데, ‘빨갱이 폭도’ 누명을 쓰고 돌아가시게 하는 것은 후손의 의무가 아니다”라며 관심을 거듭 당부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4·3에 대해서는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까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추념식을 마치고 유족들 또는 생존 희생자들과 점심 식사라도 같이 하면 좋은데, 지금 선거를 앞둔 시기여서 또 자칫 잘못하면 오해도 있을 수 있다”며 “오늘은 추념식에 참석하고 이곳을 참배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치려고 한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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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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