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風起兮雲飛揚(대풍기혜운비양·센 바람이 불어 구름이 높이 날아 오르네)/ 威加海內兮歸故鄕(위가해내혜귀고향·위엄을 온 세상에 떨치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安得猛士兮守四方(안득맹사혜수사방·어떻게 용맹한 군사들을 얻어 사방을 지킬까)”

유방이 불렀다는 ‘대풍가(大風歌)’다. 한나라 고조 유방(기원전 256?~기원195)은 패현(沛縣) 풍읍(豊邑·현재 장쑤성 평현)에서 농민으로 태어나 진시황이 죽은 뒤 혼란에 빠진 천하를 통일해 한나라 시조가 됐다. 유방은 항우와 천하의 패권을 놓고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몇 번이나 항우에게 패해 궤멸 될 뻔했지만 휘하 장수들의 도움을 받아 끝내 항우를 제압하고 천하를 손에 넣었다. 유방은 반란을 평정하고 돌아가는 길에 고향 패현 풍읍 즉, ‘풍패(豊沛)’에 들러 승리를 기념하며 고향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수염을 휘날리며 ‘대풍가’를 뽑았다고 전한다.

새로운 왕조를 일으켜 제위에 오른 한 고조 유방은 고향 사람들에게 세금과 부역을 면제했다. 그 뒤부터 제왕의 고향을 ‘풍패지향(豊沛之鄕)’이라 한다. 우리나라에도 전주 한옥마을에 가면 조선 왕조를 일으킨 이성계가 남원 황산전투에서 왜구를 무찌른 후 전주 이씨의 고향인 전주에 들러 종친을 불러 모아 놓고 오목대에서 대풍가를 불렀다고 한다. 그 후 태조 이성계 성씨의 고향인 전주를 ‘풍패지향’이라 한다.

4·15 총선을 앞두고 ‘풍패지향’ 대구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여러 후보자들이 ‘대권 도전’을 공언하고 나섰다. 무소속 홍준표 후보가 대구 수성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구를 풍패지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또 대구 수성갑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도 출정식에서 “오랜 시간 대권을 꿈꿔왔다. 대구에 온 것도 이런 ‘꿈’ 때문이다” 했다. 상대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도 “총선에서 대권 주자 김 후보를 꺾는다면 저도 대권 후보 반열에 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TK는 한국 현대사에서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태어나거나 자란 ‘풍패지향’이다. 이번 총선에서 누가 이 풍패지향에서 승리의 ‘대풍가’를 부를지 관심의 대상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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