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 종교단체 사라지면서 후보자들 '전전긍긍'
도심공원·유원지·대형마트 주 타겟 변신…'사회적 거리두기'에 '벽치기' 유세 확산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대구·경북 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로 인해 후보들의 속을 태우는 가운데 과거와 다른 이색 선거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대구·경북 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로 인해 후보들의 속을 태우는 가운데 과거와 다른 이색 선거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대구·경북 지역은 4·15총선 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로 인해 후보들의 속을 태우는 가운데 과거와 다른 선거운동이 펼쳐졌다.

후보들은 평일에도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출·퇴근 직장인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데다 대규모 선거유세를 통한 바람몰이마저 할 수 없게 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선거운동의 승부처라 할 수 있는 휴일 유세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정부가 지난 3월 말 2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 4일 또다시 2주간 연장하기로 하는 한편 각종 종교단체의 휴일 집회까지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 후보들이 가장 많이 찾던 종교단체 선거운동마저 사라져 버렸다.

특히 그동안 각종 선거후보들이 주요 운동처로 삼아왔던 각종 교회의 주말 예배가 사라지면서 마땅한 홍보수단이 사라지자 아예 거리로 나섰다.

또한 휴일에도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자가에서 머무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아파트 벽면에 소형 유세차량을 세워두고 베란다를 향해 호소하는 일명 ‘벽치기’유세가 선거운동의 새로운 풍속도로 나타났다.

도시 지역의 경우 그나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도심공원을 비롯한 주요 광장 등에 유세 차량을 집중시키는 등 코로나19로 멀어진 표심을 찾아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도시 외곽지역은 주요 등산로나 유원지가 선거운동의 표적으로 삼아 집중공략에 나섰다.

포항북 선거구의 경우 영일대해수욕장과 중앙상가, 죽도시장·그린웨이 철길숲·보경사 등지가 주요 표적이 됐다.

오중기 민주당 후보는 4·5일 이틀간 중앙상가와 죽도시장을 돌며 유세활동에 주력하는 한편 사람들이 많이 찾는 영일대해수욕장 일대에서 유세활동을 펼쳤다.

김정재 통합당 후보 역시 주말 이틀간 보경사와 영일대해수욕장, 그린웨이 철길숲을 찾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유세활동을 펼치며 표심을 이끌어 오는 데 힘을 쏟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전염방지를 위해 대면접촉이 어려워 지면서 예전과 같은 스킨십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고, 기껏해야 눈인사와 주먹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모습은 일명 ‘벽치기’유세였다.

벽치기 유세란 상대적으로 유권자들이 집중돼 있는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가지 못하는 후보들이 아파트 벽면에 유세차를 세운 뒤 베란다를 향해 유세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선관위가 주도하는 합동유세가 사라진 뒤 나타난 거리유세의 새로운 풍속도다.

지난 19대 총선 때부터 벽치기 유세가 등장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으로 인해 휴일에도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도시 지역 후보들이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과거와 같은 시끌벅적한 거리유세가 사라지면서 나타난 새로운 풍속도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변신이었다.

대구 달서병 김대진 민주당 후보는 자신을 닮은 인형을 만들어 시선끌기에 나섰으며, 같은 당 이상식 후보(수성을)는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펭수’를 닮은 ‘미스터 펭식이’인형을 등장시켰다.

포항남·울릉에 출마한 김병욱 통합당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부터 자전거를 이용해 유권자들과 가장 가깝게 만나기 위한 자전거 투어로 눈길을 끌었다.

자전거 투어 선거운동은 그동안 비교적 선거구가 작은 지방선거에서는 종종 보였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그리 각광받지 못하다 대면접촉이 쉽지 않게 되자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선거운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가운데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는 SNS선거운동이다.

이번 선거부터 유권자의 연령이 만 18세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모든 후보자들이 청년층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밴드 등 쌍방향 SNS를 통한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메시지를 이용한 홍보도 과거 대비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메시지까지 겹치면서 그 효과는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포항지역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나 달라진 선거운동 환경이 이번 선거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신인 정치인일 경우 자신을 제대로 알릴 기회가 많지 않아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 역시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람몰이’인 데 이번 총선에서 그 같은 바람몰이는 아예 포기했다”며 “어떻게든 유권자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싶지만 사실상 방법이 없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이종욱, 배준수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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