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체(政體)는 이웃 나라 것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타국을 모방하는 경우보다 그들이 우리를 모범으로 삼는 경우가 더욱 많다. 우리의 국제(國制)를 민주정이라 부른다. 그 이유는 권력이 소수의 수중에 있지 않고 전 시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분쟁을 해결할 경우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 우리가 어느 개인을 공직에 임명할 때 그것은 그가 특정한 계층에 속해서가 아니라 그가 갖고 있는 실질적인 재능 때문이다. 국가에 대하여 유익한 봉사를 하고자 하는 자라면 누구든지 빈곤 때문에 정치적으로 햇빛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다. 우리는 사생활에 있어 자유롭고 관대하지만 공적인 일인 공사(公事)에 있어서는 법을 준수한다. 우리는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지만 사치나 화려함에 흐르지 않으며 지적인 사물을 사랑하지만 유약해지는 일이 없다. 우리는 부를 자랑으로 적절하게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빈곤을 수치로 생각할 필요가 없으며 오직 가난을 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우리에게 있어 각 개인은 사사로운 일에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이에 못지않게 국가(國事)에도 관심을 가진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의 자유민주정치를 꽃피운 페리클레스가 스파르타와 전쟁 중 추도식에서 한 연설문이다. 이 연설은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 비견될 만큼 후세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다. 30여 년의 장기집권과 힘의 논리에 충실했던 현실적인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가장 위대한 덕목은 정치개혁을 통해 권력을 시민들에게 나눠줘 민주주의를 확립한 데 있다.

현실적인 정치가로서 성공하고 아테네를 부강하게 키우려는 데만 올인하지 않았다. 소수의 문벌 귀족과 원로원 중심의 지배체제를 개혁, 자유시민이 출석해 발언하고 표결할 수 있는 직접민주주의를 펼쳤다. 민주주의를 통해 국민 화합과 국가 총동원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 아테네의 국력은 날로 신장됐다.

지금 대한민국은 2500년 전 아테네의 민주정치와는 정반대의 폭주 패거리정치가 극으로 치달아 정치가 난장판이 되고 있다. 총선에서 무너진 민주정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국민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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