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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관전포인트] 깜깜이 선거·꼼수정치·물갈이 공천 결과는
[4·15총선 관전포인트] 깜깜이 선거·꼼수정치·물갈이 공천 결과는
  • 이재원 화인의원 원장
  • 승인 2020년 04월 07일 17시 4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4월 08일 수요일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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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화인의원 원장.

오는 15일 치러질 21대 총선을 두고 ‘참, 이상한 선거다’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일을 기점으로 비록 공식선거 일정이 시작되긴 했지만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감염사태로 후보들의 유세 활동은 예전에 비해 너무도 제한적인 분위기다. 적극적으로 얼굴을 알려야 하는 후보들 입장에서야 속이 탈 노릇이겠지만, 누가 누군지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선택을 해야 하는 유권자 역시, 난감하기는 매한가지다. 깜깜이 선거가 될 거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또한, 지난해 말 개정된 선거법으로 지역구 후보 없이 비례대표 후보만을 내세운 군소정당들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탓에 정당명이 기재된 투표용지 길이가 투표지분류기의 사용 가능한 크기를 초과했다. 따라서 이번 개표 때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기계가 아닌 사람 손으로 일일이 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게 생겼다. 게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바이러스 감염 여파로 전체 재외국민 유권자 17만1959명의 절반 정도는 아예 선거권 행사가 불가능해져, 일부 지역 교민들은 선관위의 선거 제한 조치에 대해 위헌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렇듯 선거 정국을 둘러싼 외부환경 요인을 고려할 때 이번 선거가 이상하다는 얘기가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내용적인 면에서도 이번 총선은 여느 선거 때와는 분명 다른 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이번 21대 총선에서 우리는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거대정당들의 비례용 위성정당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말 국회는 우여곡절 끝에 준연동형비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30석을 지역구 의석수와 연동해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는 기존 거대 정당들의 양당 독식 구조를 허물고 유권자 표심을 최대한 반영해 소수정당들의 원내 진출을 가능토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지역구에서 이미 득표율에 비해 충분한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두 거대 정당들은 소수정당의 몫으로 돌아가야 할 30석의 비례대표 의석마저 가로챌 속셈으로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을 급조하는 등의 꼼수를 부리고 있다. 비록 선거법 개정이 모든 정당들의 합의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거리이긴 하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이렇듯 대의민주주의 제도를 무력화하려는 두 거대정당의 꼼수정치에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릴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매번 선거 때면 끊이질 않는 것이 있는데, 바로 ‘공천 잡음’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공천 잡음은 과거와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닌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여당과는 달리 보수 야당에서의 공천과정은 줄곧 이슈가 되었다. 특히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던 대구·경북지역의 공천결과는 언론의 주된 관심사였다. 보수의 위기로 불릴 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당 재건을 위해선 인적 쇄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지층들 사이에서 높았기 때문이다. 결국, 현역의원 재공천 비율이 40%밖에 되질 않을 만큼 소위 TK지역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의원들, 특히 중진의원들 일부는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공천에 따른 당내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 돼버렸다. 지역 유권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특히 공천에서 배제된 대선 후보급 당내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는 그 결과에 따라 향후 당내 역학 구도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우스갯소리를 공공연히 할 정도로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지역의 물갈이 공천이 과연 ‘혁신 공천’이었는지, 아니면 ‘사심 가득한 공천’이었는지는 곧 있을 선거결과가 말해 줄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번 총선 투표율이 현저히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이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번 4·15총선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70%로 나타났다. 정치발전에 대한 국민 염원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선거결과가 참으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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