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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광장] 코로나 사태, 경영자가 준비할 법적조치
[아침광장] 코로나 사태, 경영자가 준비할 법적조치
  • 하윤 케인 변호사
  • 승인 2020년 04월 09일 17시 05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4월 10일 금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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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케인 변호사 (blog.naver.com/browniejj)
하윤 케인 변호사
하윤 케인 변호사

지난주 동료 변호사에게 비극적인 소식을 들었다. 그의 클라이언트가 코비드19로 약혼자를 잃었다는 얘기였다. 동료의 클라이언트는 약혼자가 병에 걸려 힘들어하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와 함께 있을 수 없었다. 전염성이 강한 병의 특성 때문이기도 했지만, 법률적으로 그에게 아무 권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약혼자의 의료 행위 사전 지시서나 의료 정보공개서에 그의 이름이 없었기에 그가 입원한 이후 병원에서 어떤 정보도 제공 받을 수 없었다.

감사하게도 그가 중환자실에서 퇴원했다는 얘기만은 병원에서 전해주었다. 그의 상태가 호전된 것 같아 한시름 놓을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의 어떤 구체적인 정보도 병원으로부터 들을 수는 없었다.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경황이 없던 그의 가족들도 그녀에게 연락을 취하지 못했다. 약혼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너무 걱정이 된 그녀는 수소문 후 그가 시체 보관소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가 중환자실을 나갈 수 있던 이유는 상황이 더 악화되었기 때문이란 걸 그때 알았다. 사랑하는 사람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니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다. 약혼자는 심리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만 법적으로는 아직 남이기 때문에 의료 정보공개서 등에 이름이 명시되어있지 않으면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법조계뿐 아니라 사회 각계에서 가슴 아픈 소식이 많은 때다. 업무를 진행하다 갑자기 연락이 닿지 않는 클라이언트나 변호사가 있으면 케이스 진행 상황보다는 그의 건강이 걱정되는 시기다. 아프지 않기 위해 모두 조심하고 있지만 만약에 내가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할까. 사업체을 운영하는 경영자라면 나의 부재 시 누가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 생각하고 이를 적어놓는 것이 좋다. 각 담당자와 대화를 통해 비상시 경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의사결정시 내가 참고하는 기준이나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의 정보도 문서화해 두면 도움이 된다. 의사나 변호사 등 면허가 필요한 직군의 경우, 면허를 소지한 사람을 지정해야 한다. 개인 병원을 운영하던 의사가 코비드19 환자를 돕다 사망한 경우 법적으로 그의 가족들이 병원을 상속하게 된다. 상속받은 가족들 중 의사 면허 있는 사람이 없다면 가족들은 성급히 병원을 다른 의사에게 매각할 수밖에 없는데, 급매 시 금전적 손실을 크게 입게 된다. 가족들은 갑작스런 사고에 마음을 가다듬을 새도 없이 각종 법률문제에 부딪히게 되며 사업체 매각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것이다.

사업체만 문제가 아니다. 나의 부재가 크게 영향을 미칠 가족들이나 약혼자 등 사랑하는 이를 위한 배려도 필요하다. 의료 행위 사전 지시서에 연명치료를 어느 범위까지 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해놓으면 가족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갈등이 줄어든다. 코비드19 환자로 병원 시설이 부족해지며 환자나 가족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없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준비해 놓는 것이 현명하다. 의료 정보공개서에도 누가 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지 각자의 이름을 적어놓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가족처럼 지내는 친구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인생의 동반자가 있다면 반드시 이름을 적어두자.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언장을 작성하는 일이다. 미국의 경우, 유언장과 함께 신탁까지 만들어야 확실한 대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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