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달간 7552건 접수…작년 동기비 보다 500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주들이 2일 대구고용센터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 관련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연합

“고용유지지원금은 언제 받을 수 있을까요?”

지난 8일 오전 9시 대구고용복지플러스센터(이하 대구고용센터)가 문을 연 직후 7층 기업지원과 창구 3∼4곳에서 상담이 바로 진행됐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 방문한 사업주들이 절차와 조건, 지급 기간을 물어보고 관련 업무 담당자들은 질문에 답하는 식이었다. 약 1시간 동안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위해 찾은 방문자는 불과 20명 내외였으나 담당자들의 손은 바삐 움직였다. 대구고용센터를 방문하는 사업주는 하루 평균 200명 정도지만, 2000통 이상의 전화문의와 인터넷 신청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고 휴업·휴직조치와 함께 급여를 지급할 경우, 정부에서 사업주가 지급한 임금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주는 돈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지난 1일부터는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된 여행·관광·숙박 등의 업종 사업주에게 지급한 임금의 90%가 지원되고 있다.

대구고용센터는 지난 2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담당하는 기업지원과 업무에 과부하가 걸렸고, 26명의 추가 인력을 급파한 동시에 다른 부서에 업무를 분담해 협업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경북·대구지역 접수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은 755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15건 접수된 것에 비해 무려 50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센터별로 살펴보면 대구고용센터가 4694건으로 접수 건수가 가장 많았고 이어 대구서부지청 1489건, 포항지청 585건, 구미지청 519건, 안동지청 150건, 영주지청 115건 등 순으로 집계됐다.

김순종 기업지원과장은 “경북·대구지역 전체 고용센터에서 접수하는 고용유지조치계획서가 하루 평균 600건 이상이다”며 “대구센터 상황만 해도 현장에서 지원금을 신청하는 고용주를 상대하면서 소화할 수 있는 전화문의는 300통 정도인데, 여기에 전체 건수의 50∼60% 정도 차지하는 인터넷 신청까지 접수 처리하려면 충원된 인력으로도 한계가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고용유지지원금만 바라보는 분들이 많아서 최대한 기한 내 지급할 수 있도록 총동원하고 있지만, 평소 업무까지 있어 하루하루 경과를 살펴보고 있다”며 “고용유지지원금은 휴업·휴직 후 급여를 지급한 사실을 문서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지원금을 받기까지 최소 두 달이 걸린다. 지원이 늦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대구지역 내 수많은 사업주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으로 직원들의 근로 보장과 경영 유지 등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이 같은 노력이 무색하게 지역 실업자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8일 찾은 포항고용센터 2층 실업급여신청 대기석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자리를 빼곡히 채웠다.

각종 건설현장에서 소장으로 일했던 김모(57)씨는 “코로나19 사태로 건설 경기 위축도 심각해졌고, 일감이 부족해지다 보니 이런저런 핑계로 권고사직을 당했다”며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아내도 해고됐지만 둘 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벌이가 없어 걱정이 태산이다”고 토로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포항고용센터를 찾아 접수한 실업급여 신청자는 2170명으로, 일 년 전보다 약 2배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포항고용센터 관계자는 “식당 등 영세·서비스·자영업종에서 종사했던 이들이 주로 실업급여를 신청한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센터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온라인으로 신청과 교육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지 않았다면 신청자로 인산인해를 이뤘을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기간 경주고용센터와 구미고용센터에서도 실업급여신청이 늘면서 각각 1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구고용센터는 오는 15일께 올해 3월 경북·대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에 대한 공식 통계가 정리될 예정이라면서도 일 년 전 대비 급증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한 올해 3월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크게 늘어 일 년 전 대비 증가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구시와 경북도가 긴급생계자금지원 일정을 발표한 이후부터는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다시 줄었다”며 “시·도에서 실업급여수급자를 긴급생계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남현정, 손석호, 전재용, 박용기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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