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자녀교육이 최초로 이루어지는 곳이 가정이고, 최초로 접하는 선생님이 부모이다. 가정에서 대부분의 인성과 인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가정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가정을 구성하는 가족이란 의미의 Family의 어원도 “Father, Mother, I love you(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에서 각 단어의 첫 글자를 합성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가정은 사랑이 바탕이 된 마음의 안식처요 삶의 안식처이고 최초의 교육의 장(場)이다. 코로나 사태가 몰고 온 엄청난 파장은 모든 가정이 감내하기엔 너무 크기만 하다. 교육부에서는 4월 9일부터 중3, 고3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등교개학을 하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유아의 발달단계, 놀이중심 교육과정의 특성, 감염통제 가능성과 개학준비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원 개학의 기준이 충족될 때까지 휴업을 연장하겠다니 아이들은 당분간 가정이란 울타리 속에 머물러야만 한다. 가정은 사람의 기본적인 지적, 정의적, 도덕적 성향을 자연스런 방식으로 형성시키는 교육의 장이다. 가정교육이 학교교육과 다른 점은 비의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지식 습득보다는 도덕성 함양에 많은 관심을 둔다는 점이다. 특히 가정은 가족 구성원들이 애정으로 결합되어 있고, 자녀들을 훈련보다는 보호의 방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기에 건전한 도덕성 함양에 자연스런 밑바탕이 된다. 이러한 가정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족구성원 간의 평등한 관계, 인격적인 상호이해, 자유와 협동의식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가정의 존재방식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계속되는 개학 연기로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가족끼리 부딪치는 일이 자주 생기고, 쌓이는 스트레스를 드러내고 표현하기는 어려움이 따르기에 서로가 불편을 감수하며 힘든 가정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등교개학과 원격수업도 지금의 준비상태로 미뤄볼 때 어려움과 동시에 큰 혼란이 예상되어 진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지금의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 아이들을 가정에서 어떻게 교육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따뜻한 인성과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사람들로부터 팔로우될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된다고 본다.

이런 시점에서 ‘칼릴 지브란’이 ‘예언자’ 중에서 자녀관에 대해 언급한 다음의 내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신의 자녀들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그들은 생명 자체의 갈망이 낳은 아들과 딸입니다/그들은 그대를 그쳐 태어났을 뿐/그대로부터 온 것이 아닙니다/당신이 자녀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지만/생각을 줄 수는 없습니다/그들 스스로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중략)…당신이 자녀들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자녀들을 당신처럼 만들려고 하지는 마십시오/삶이란 뒷걸음쳐 가는 법이 없으며/이제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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