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상식-통합 이인선-무소속 홍준표 '3파전'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대구유세 지원 취소
지역 정가 "당 차원 지지 외치며 洪 눈치 보기 급급"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13일 오후 대구 수성구을 후보들은 지역 곳곳을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더불어민주당 이상식 후보는 이날 오후 수성시장 인근에서 지지자에게 한 표를 호소했으며(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는 유세차량을 타고 아파트 단지를 돌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무소속 홍준표 후보 역시 인근 아파트 단지를 찾아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당선되면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연합

4·15 총선에서 대구지역 12개 선거구를 싹쓸이하겠다는 미래통합당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앞서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을 배출했던 수성갑(김부겸)과 북을(홍의락·무소속 당선) 선거구 탈환과 함께 전 지역구의 승리를 자신했으나 선거일이 임박해올수록 이상식(민주당)·이인선(통합당)·홍준표(무소속) 후보 간 3파전이 진행되고 있는 ‘수성을’ 선거구에서의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면서다.

앞서 통합당은 홍준표 후보가 수성을 출마를 선언할 당시만 하더라도 이인선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수성을에 출마했던 이 후보가 앞서 정상환 예비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하는 등 지역에서 차곡차곡 인지도를 쌓아 올렸고, 수성을 지역에서 활동한 전력이 없는 홍 후보를 지역민들이 쉽게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해서다.

그러나 홍 후보가 지난 대선 후보 타이틀과 차기 대권 도전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이후 수성을 선거판이 요동쳤다.

홍 후보 측은 유리한 각종 여론조사들을 공개하면서 수성못 버스킹과 현장 유세 등 지지세를 한껏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를 이어나갔고, 이에 불안함을 느낀 통합당은 소속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일명 ‘이인선 구하기’에 나섰다.

통합당 대구시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이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진행하면서 당원과 유권자들의 결집을 유도했고, 북을에서 무소속으로 활동하던 주성영 전 국회의원은 통합당의 권유로 대구시당 공동선대위원장 자리를 맡아 홍준표 후보 저격에 나서기도 했다.

곽상도(중남구 후보) 통합당 대구시당 총괄선대본부장 겸 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은 기자간담회에서 “대구에서 수성을이 가장 (승리하기) 어렵다”며 “이인선 후보 지원유세를 2차례 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합당 대구시당 선대위의 이 후보 지원과 관련해 ‘실속 없는 지원에 불과하다’, ‘이인선 후보 혼자만의 싸움’이라고 보고 있다. 공천을 받은 대구지역 현역 국회의원 누구도 홍 후보의 수성을 출마에 대해 비판 발언을 내놓지 않았고, 홍 후보가 황교안 대표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이어나가도 이를 반박하는 후보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활동이라는 표면적인 입장만 취한 채 향후 홍 후보가 당으로 복귀할 상황을 고려해 몸을 사리면서 대구 입성을 묵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의 대구지원유세마저 취소되면서 이 후보의 막바지 유세는 홀로 고군분투해야 할 상황이 됐다.

앞서 주성영 대구시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후보에 대한 지원을 위해 김종인 위원장이 14일께 대구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예고했지만, 통합당 측은 13일 김종인 위원장의 방문이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 열세를 보이는 당 후보자들의 상황과 대구의 불안한 1석을 지원하기 위한 김종인 위원장의 방문은 무리였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당 내부에서도 ‘수성을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실제 이인선 후보를 위해 현역의원이나 당이 무슨 지원유세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홍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보고 현역 등 일부 후보들이 이 후보 지원에 몸을 사린 것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는데, 통합의 기치를 내건 이들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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