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이어 한달만에 최고치 경신…'빈 일자리 수'도 8년 만에 최저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늘면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9000억 원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고용시장서 구직자를 흡수할 수 있는 ‘빈 일자리’ 수도 8년 반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982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6397억 원보다 2585억원(40.4%) 급증했다. 또 올해 2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 7819억원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6000명으로, 1년 전 12만5000명보다 3만1000명(24.8%) 늘었다. 이들 상당수가 코로나19 사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를 업종별로 보면 개인병원을 포함한 보건·복지업(3만5000명), 제조업(1만9000명), 건설업(1만6000명), 도·소매업(1만5000명),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1만5000명) 등에서 많았다. 모두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다.
고용시장서 구직자를 흡수할 수 있는 ‘빈 일자리’ 수도 코로나19 사태로 8년 반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빈 일자리는 조사하는 달 마지막 영업일 시점에 구인 활동을 하고 있고 30일 이내에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일자리를 뜻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13일 공개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빈 일자리 수는 13만9485명으로, 1년 전보다 6만3318명이나 줄었다.
이번 감소는 2011년 8월 6만4377명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임시·일용직 빈 일자리 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임시·일용직 빈 일자리는 2만7077명 감소한 1만3826명으로 1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감소분도 2011년 8월 2만8266명 이후 최대다.
상용직 빈 일자리는 지난해보다 3만6243명 줄어든 12만5천658명으로 나타났다.
빈 일자리 수 급감은 코로나19 사태 속 경영 여건이 악화한 탓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9만2000명 증가했으며, 15세 이상 고용률은 60.0%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였다.
다만 취업자에 포함된 일시 휴직자 수가 14만2000명 급증했다.
코로나19의 고용시장 영향은 올해 하반기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된다.
한국노동연구원 성재민 동향분석실장은 “고용은 경제 위기 영향이 당장 반영되기보단 1∼2분기 정도 뒤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주가 버티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영향이 오는데 코로나19의 경우 1∼2분기 정도 뒤인 올 3분기 말에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