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동안 확진자 5배로 증가…주민 불안 커져 투표 포기 늘어

14일 오후 12시 30분 예천군의 맛집 골목인 맛고을 거리에는 인적하나 없는 삭막한 시가지가 됐다.이상만 기자
예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확진자와 접촉한 인근 문경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주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또 확진자의 동선이 도심은 물론, 농촌까지 다양해 15일 4·15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군에서는 6일동안 확진자가 5배로 증가하자 김학동 군수가 직접 브리핑에 나서며 2차 고강도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

불안감에 상점들은 문을 닫고 예천읍 거리는 적막함 마저 돈다. 식당들은 거의 문을 닫은 상태이고 끼니를 해결해야 할 직장인들은 구내식당과 도시락 편의점 음식으로 대처하는 분위기다.

14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 6명이 추가로 나와 지난 9일 경로당 행복도우미 A(여·48) 씨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6일 동안 총 24명이 감염됐다. 앞서 확진자는 9일 5명, 10일과 11일 각각 3명, 12일 4명, 13일 5명이 발생했다.

특히 최초 확진자의 남편, 아들 등 가족과 직장 동료가 감염된 이후 이들이 이동한 경로를 따라 3·4차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확진자 가운데 일부는 농촌 가정 방문서비스를 하는 바람에 노인들도 잇따라 감염되고 있다.

또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과 접촉한 문경의 80대 여성이 감염돼 주변으로 확산 가능성도 크다.

예천군 보건행정당국은 “이들은 대부분 증상발현 전 활발한 이동 경로를 보였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갈수록 늘고 있는 확진자들의 동선이 예천지역 병원, 식당·주점, PC방은 물론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 사전 투표소, 국회의원 선거 홍보운동 등 다양한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파악했다.

이 때문에 고령층 사이에서 4·15선거 투표를 꺼리는 경향도 보여 코로나19가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예천군은 고령사회로 그동안 선거 때마다 높은 투표율을 보여 왔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투표장을 찾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이 모(75·남·예천읍) 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해서 매일 나오고 있어 불안해 투표장 가는 것도 겁이 나서 아예 투표를 포기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박 모(56·여·예천읍) 씨는“ 투표장에 나갔다가 잘못 해서 걸리기라도 하면 이 좁은 동네에서 원망과 비난을 받을 것이 뻔한 앞일이고 국민의 주권행사도 좋지만 이번에는 투표를 안 할 생각이다”고 했다.

예천군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차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25일까지 연장하고 소상공인 영업 단축·임시 휴업을 권고했다. 또 노인요양시설은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연장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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