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아르셀로미탈 감산 돌입

포항철강공단 전경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유행)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마비되면서 전방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업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국내 철강업계 타격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사실상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지역 봉쇄에 들어가면서 경제공황이 우려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봉쇄로 인해 자동차 소비 감소가 곧바로 생산 감소로 이어졌으며, 세계 경제가 마비되면서 유가까지 바닥세를 보이자 국제금융위기 이후 조금씩 살아나던 조선산업마저 주저앉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는 자동차·조선은 물론 유류 사용량 감소 및 유가 하락으로 인한 강관 수요 감소, 건설경기 하락 등 철강 관련 전방산업 대부분이 사실상 마비될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전방산업들이 급격한 타격을 받자 철강업계의 고민도 깊어 지고 있다.

실제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이 일찌감치 생산량을 줄이기로 하는 등 유럽지역에서만 1900만t규모의 고로를 폐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유럽과 미국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사태 장기화 우려까지 나오자 국내 철강업계도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업의 경우 대부분 분기단위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받지 않고 있지만 감산 등의 대비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아직 감산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글로벌 자동차사와 국내외 고객 및 시장 상황, 수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포스코가 최근 제강공정용 고철 입고를 중단하면서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철강 전방산업 위축에 따른 철강 수요가 줄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태 장기화 시에 대비해 다각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감산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 역시 이미 지난해 말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올해 철강산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다각적인 상황에 단계적 대응태세를 마련, 아직은 감산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 측은 “지난해 수요 감소에 따른 감산 여부에 대해 충분히 검토됐으나 당장 감산에 들어가기보다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탄력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최근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강판 생산량을 30%가량 감산하기로 한 데 이어 향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감산 여부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조선업계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포항지역 조선 관련 기업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조선업은 일반 산업과 달리 선박 수주 후 아무리 빨라도 1년이 지나야 본격적인 선박건조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직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즉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유가가 적정 가격의 반토막도 되지 않을 만큼 악화되자 선박 수주가 감소하는 것은 물론 선박 가격까지 떨어져 조선업계가 물량 감소와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수요가 감소 될 경우 선박 발주사들이 조선업계에 단가인하를 요구할 가능성까지 열려 있어 조선 관련 중소기업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강관업계 역시 최대 수요처인 석유업계가 유류 사용량 감소로 인해 유가가 급락하면서 추가 투자 가능성이 낮아져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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