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인사 후 쓸쓸히 캠프 떠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5일 밤 9시 20분께 패배를 인정하며 지지자를 달래고 있다.

인물론과 대구 도전을 앞세웠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대구 수성구갑)는 15일 밤 9시 50분께 "우리가 기대한 게 힘들 것 같다"며 지지자들에게 일찌감치 낙선 인사를 한 뒤 쓸쓸하게 캠프를 떠났다. 그는 선거기간 내내 "대구에 내 모든 것을 바쳤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외쳤지만,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를 이기지 못한 결과를 보고 개표 도중 패배를 인정했다. 

김 후보는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자갈밭은 자갈밭대로, 모래밭은 모래밭대로 땀을 흘리고 거름을 줘야 보답을 한다"며 "나는 패배했지만 여기까지 와주신 지지자 여러분과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저는 패배했지만, 그에 따른 시민에 대한 도리 등 나머지 후속 조치는 제가 맡겠다"며 "대구·경북 시·도민의 마음을 열심히 읽었더라면 제가 조금 일찍 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 것들 역시 저의 미진함"이라며 "모든 잘못은 후보 본인의 잘못이니 화를 내지 마시라"고 덧붙였다. 지지자들이 흐느끼며 "(김 후보를 몰라본 대구를) 이제는 버리소. 대구를 잊어 주이소"라고 외치자 김 후보는 "패배한 현실은 현실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다독였다. 

김 후보는 16일 새벽 0시를 조금 넘긴 시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낙선 인사를 올려 "저의 부족함 때문에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패배를 제 정치 인생의 큰 교훈으로 삼겠다"며 "대구에 바쳤던 제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고, 지역주의 극복과 통합의 정치를 향한 제 발걸음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시 일어서겠다"면서 "오늘은 비록 실패한 농부이지만, 한국 정치의 밭을 더 깊이 갈겠다. 영남이 문전옥답이 되도록 더 많은 땀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일어나 여러분 곁에 서겠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의연히 나아가겠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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