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귀룡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
박귀룡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

4월 20일 오늘은 국가가 지정한 ‘제40회 장애인의 날’이다.

이날을 법정기념일 ‘장애인의 날’로 제정한 것은 그동안 장애인문제를 개인의 불행한 문제로 치부했던 것을 국가적 책임과 과제로 인식하고 함께 더불어 가야 하는 공동체적 주체로 인식하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배려는 장애인이 사회적주체로 국민주권적 권리와 책임을 가진 주체임을 인정하고 참여를 시키는 균등한 기회를 보장해줄 때 가능한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아님 중도에 원하지 않았던 장애인으로 몇십 년을 살아온 장애인들의 삶을 심정적ㆍ정서적 공유를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비장애인들이 우월적 감성으로 다 안다는 듯이 직관해버리는 우를 범하는 경우를 장애인들은 수도 없이 겪어왔다는 사실이다.

어느 지도자는 다리를 다쳐 일시적으로 휠체어를 타고 보조장치를 하면서 다쳐보니 장애인의 심정을 알겠더라고 했다.

불편함이야 일부 알았겠지만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멸시당하고 무시당하고 기회마져 빼앗겼던 그 설움과 분노 그로 인한 좌절감까지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일시적 다침으로 인해 휠체어를 탄 지도자에게 보통장애인에게 대하는 차별적 시선을 보냈을까?

어떤 행사에 내빈은 축사에서 장애인들에게 ‘여러분들의 잔칫날’이라고 했다.

축하한다고 했다.

또한 내빈은 ‘장애우’라는 차별적 어휘를 사용했다.

장애인이 우리가 아닌 또 다른 대상이라는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은 장애인이 되었음을 축하하는 날도 아닐 것이고 장애인의 날이라고 축하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장애로 인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장애인들에게 위로와 격려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 불편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함께 나누고 해결해 나가겠다고 새롭게 다짐하는 의미를 가지는 날이어야 할 것이다.

경주에는 1만6000여 명의 등록장애인이 있다. 가족으로, 친구로, 사회동료로 관계되고 있을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장애인기업에는 ‘보호보다는 기회를’이란 표어가 커다랗게 붙어있다.

섣부른 주관적 인식으로 기회마저 강탈하지 말고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마음으로 함께 가고자 하는 열린 마음이 있다면 우리사회는 더 따뜻해질 것이다.

장애인이 먼 남이 아니라 가족이며 친근한 이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와 사회적 참여가 더 확대되는 더불어 함께 잘사는 행복한 복지사회를 만들어가는 데는 장애인당사자들의 노력이 더 중요할 것이다.

배려에 익숙해지지 말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자 할 때 권리도 주장할 수 있고 보장된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뛰어야 할 것이다.

T.S 엘리엇은 ‘황무지’란 시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데 왜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다. 하지만 작가의 뜻은 추운 겨울을 이겨낸 새 생명의 강인함에 대한 반대적 표현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힘들고 슬펐던 것들을 딛고 다시 희망을 노래하는 4월을 만들어 가자.

오늘은 주위에 혹여 신체적 불편함으로 인해 더 힘들게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을 한 더 챙겨보는 뜻깊은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