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부 국가 봉쇄정책 해제…입국자 증가 전망에 긴장 여전

지난달 23일 오전 대구국제공항 이용객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해외 유입사례가 지속하고 있어 2차 전파 차단이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21일 기준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는 총 1만683명으로 이 중 해외 유입은 전체의 9%인 1011명, 해외 유입 관련은 1%인 15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입국자는 모두 2주간 자가격리를 하고 있지만 자가격리를 무시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함에 따라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 등의 2차 전파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21일 해외 입국자는 꾸준히 감소해 이달 13일 기준 하루 3000명 수준을 보이며 한때 하루 60명 이상 발생하던 해외유입사례는 최근 10명 내외로 줄었다.

최근 3일간 발생한 신규 해외유입사례도 18일 9명, 19일 5명, 20일 7명 등이다.

하지만 해외유입 확진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데다 유럽 등 국가 봉쇄정책이 풀리며 입국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방역 당국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유럽 일부 국가들은 확진자 증가세가 완화되는 추세가 보이자 이동 제한 조치 등을 해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의 경우 면적 800㎡ 이하의 상점은 문을 열 수 있도록 했고 다음 달 5일 이후부터 등교도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스페인도 공공시설 운영과 상점 영업 제한 등의 조치를 완화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해외 입국자가 증가하면 해외유입 사례는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가격리 수칙 준수와 함께 무단이탈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외 입국자에 의해 자신도 모르게 2차 감염이 될 때 지역사회 활동에 별다른 제약이 없기 때문에 회사에 출근하거나 종교활동 등을 하게 되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해외 입국자로 인한 2차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자가격리자가 다른 가족들과 독립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다면 가족들이 숙박업체에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해외 위험지역에 대한 평가도 신경 써야 한다.

그 동안 국내의 해외 유입사례를 보면 1~2월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들어왔거나 다른 나라에서 우한을 방문한 사람과 접촉한 사례가 대부분이었지만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는 유럽을 방문한 확진 사례가 발생했고 3월부터는 미국발 입국자의 확진 사례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재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유럽·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코로나 19 유행 상황 변화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와 같은 호흡기계 바이러스는 날씨가 추워지면 더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겨울을 맞는 국가들을 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19가 모든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해외유입 사례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며 “최근 유럽, 미국은 확진자 발생이 둔화하는 모양새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남반구 국가에서는 확진자 발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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