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장례식에 6명만 참석 허용돼" 눈물…영국 의료진 사망도 잇달아

영국 축구장, 코로나19 의료진 응원 ‘파란 불빛’[EPA+연합뉴스]
영국 축구장, 코로나19 의료진 응원 ‘파란 불빛’[EPA+연합뉴스]

17세에 부부의 연을 맺어 57년을 동고동락한 영국 노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거의 한날 ‘하늘길’로 떠났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파이프주(州)에 살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눈을 감은 윌리엄(74) 샤프와 모린(74) 부부의 안타깝고도 아름다운 사연을 전했다.

이들 부부는 이달 5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린은 코로나19를 이겨내지 못하고 8일 숨졌고, 윌리엄 이튿날 아내를 뒤따라갔다.

슬하에 2명의 딸과 4명의 손주를 둔 이들 부부를 배웅하는 길에는 극히 제한된 인원만 참석할 수 있었다.

딸 이본(53)은 “가족을 끔찍이 아꼈던 훌륭한 분들을 물리적으로 위로조차 할 수 없었다”며 “장례식에 6명만 참석하는 것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통탄했다.

영국에서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 13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1만7천명 이상이 숨진 가운데 의료진 사망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의 최초 시크교도 출신 응급의학 전문의로 2003년부터 왕립더비병원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며 명망을 쌓아온 만지트 싱 리야트(52)도 코로나19로 숨졌다.

개빈 보일 더비 및 버튼 대학 병원(UHDB) 재단 대표는 리야트를 “우리 모두가 사랑한, 놀랍도록 매력적인 사람이었다”며 “모두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고 애도했다.

일간 가디언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영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의료 종사자는 100명을 넘겼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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