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전국위서 최종 결정
통합당은 전날 현역 의원과 21대 총선 당선인 142명 중 140명을 상대로 ‘김종인 비대위’로 전환할지, 현행 대표 권한대행 체제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지 등을 묻는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같이 의견이 수렴됐다.
심재철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비대위 의견이 다수였고, 그래서 김종인 비대위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같은 의견 취합 결과를 추인했다.
심 권한대행은 김 전 위원장의 수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전 위원장은 임기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당헌·당규에 구애받지 않는 ‘전권’이 주어지면 비대위원장직을 맡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를 7~8월에 하겠다는 전제가 붙으면 나한테 와서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얘기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당헌·당규상의 8월 전대, 또는 그보다 앞당긴 조기 전대를 치르기 위한 ‘관리형’ 비대위라면 맡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은 “비상대책이라는 것은 당헌·당규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국가가 비상 상태를 맞아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면 헌법도 중지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최고위에선 그러나 비대위원장의 임기나 권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비공개 최고위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면 통합당은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확정하고, 권한대행 체제의 현 지도부는 사퇴한다. 차기 원내대표는 여야의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 시한을 고려해 다음달 초순께 선출될 예정이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공천잡음’을 통합당의 총선 참패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잡음이 있었던 공천이 선거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공천잡음이 있었던 이후에 이제 마지막 2주에 내가 참여를 하게 됐는데 참 납득 하지 못하는 일이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선거전에 들어가서는 황교안 전 대표의 n번방 발언과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리를 미루면서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에 대해서는 “합칠 수도 있고, 합치지 않고 갈 수도 있지만 명목상 (미래한국당이) 정당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며 “제가 보기엔 빨리 합친다고 특별한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서두를 문제는 아니다” 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