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에 이미 동해북부선 양양~원산, 동해남부선 부산진~포항 간 철도가 운행됐다. 이후 포항에서 울진까지의 철도 노선도 1940년대에 착공 됐지만 태평양전쟁에서 일제가 패망하면서 건설자재가 끊겨 노반을 닦던 도중 공사가 중단됐다. 지금도 포항 흥해읍을 지나 청하면까지 구간에는 당시에 뚫어 놓은 터널과 노반이 곳곳에 아직 남아 있다. 1945년 일제가 물러갔지만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계획된 동해안 종단 철도 건설은 70년 넘게 중단됐다.

한반도의 등줄기를 타고 러시아와 중국, 몽골 등 대륙철도와 이어지는 동해안 철도는 최남단 부산 부전역에서 출발해 최북단 강원도 고성까지 장장 449.3㎞의 철길이다. 이 동해안 철도는 부산에서 포항까지가 ‘동해남부선’으로 142.2㎞, 포항에서 삼척까지 166.3㎞를 ‘동해중부선’, 삼척에서 최북단 고성까지 140.9㎞를 ‘동해북부선’으로 구분한다.

정부가 지난 20일 남북철도 연결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를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지정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공사에 착수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가 남북교류협력 차원의 동해안 철도 건설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서 더디기만 한 포항~삼척 동해중부선 철도 연결도 빠른 시일 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 동해안 지자체는 2025년 완공 예정인 동해중부선 영덕~울진~삼척~동해 구간의 철도 건설에 예산이 원활하게 지원되고 그만큼 완공도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6년 확정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에는 포항~동해를 잇는 178.7㎞의 동해중부선 전철화 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 구간에는 이미 2018년 포항~영덕 철도가 개통돼 운행 중이다.

기차를 타고 부산에서 출발해 포항을 거쳐 강릉과 북한, 러시아, 중국, 몽골을 지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유럽까지 가는 ‘철의 실크로드’ 건설도 멀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남북 대화의 상대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독설이 전해져 북한과의 협의가 지연될 전망이다. 동해안 철도의 남북 연결 사업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논설주간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