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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의 세상이야기] 50년전 40대 기수론 되살려라
[유천의 세상이야기] 50년전 40대 기수론 되살려라
  •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 승인 2020년 04월 23일 17시 0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4월 24일 금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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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1970년 44세의 신민당 국회의원 김영삼은 다음 해 있을 대통령선거 후보 지명전에 ‘40대 기수론’을 들고나와 대한민국 정치판을 흔들어 놓았다. 당시만 해도 60대 이상 원로 정치인들이 독점하던 우리 정치권력사에 ‘쿠데타’에 비유되는 충격적인 선언으로 대한민국 야당 정치사에 큰 분기점을 만들었다. 같은 당의 김대중(45), 이철승(48)도 40대 기수론에 가세하면서 당시 신민당 지도부 나이를 20년이나 낮추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4·15 총선에서 궤멸 수준의 참패를 한 미래통합당에 대해 2040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40대 지도자론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40세에 대통령이 되었고, 캐나다 트뤼도 총리도 43세에 총리가 됐다. 3연패에 빠졌던 영국 보수당의 재건을 위해 39세이던 데이비드 케머른 의원이 당수에 출마해 당선된 후 40대 초반에 총리가 되어 보수당을 일으켜 세웠다. 지금 미래통합당에는 마크롱이나 트뤼도, 케머른 같은 참신한 40대 인물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당의 이름대로 미래와 통합으로 나갈 수 있는 새 인물로 살아온 삶에 스토리가 있고 2040세대에 희망을 주고 중도층에 어필 할 수 있는 참신하며 리더십이 있는 40대 대선 후보를 지금부터 키워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20대부터 40대에 이르기까지 젊은층에서 미래통합당을 ‘꼰대당’이라고 서슴없이 부를 정도로 ‘보수꼴통당’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통합당에 표를 던진 유권자들 사이에서 당을 젊게 추스르고 획기적인 정책을 내어놓을 수 있는 40대 인물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이런 요구에도 아랑곳없이 무주공산이 돼 버린 통합당엔 지금 당 대표, 원내대표, 차기 대권후보까지 해야겠다는 욕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다행히 지난 22일 최고위원회가 실시한 현역 국회의원 및 당선자 142명의 전수조사를 통해 차기 지도체제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체제로 결정함으로써 당의 혼란이 잦아들게 됐다. 그러나 통합당 내부에서는 선거 참패에 대한 자숙이나 당 재건을 위한 충성 어린 발언들은 찾아볼 수가 없다. 모두 자리다툼 욕심에 휩싸여 한 치 앞을 보질 않는다. 이런 당이 무슨 얼굴로 차기 선거에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것인지 후안무치가 따로 없다. 이런 행태를 보이니 지난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패까지 한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 년간 대한민국 선거 역사에 없던 치욕의 새 참패 기록을 세웠다. 홍준표의 복당 후 대권 도전 같은 유의 발언은 통합당에 한 표를 던진 1191만 유권자에 대한 배신이며 중도층의 환멸을 키워 아예 당이 재기 불능 상태로 빠져드는 자멸 행위나 다름없다.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 야당으로선 지고 싶어도 지기가 어렵다는 정권 3년 차의 총선에서 여당 심판을 요구하다 되래 자신들이 국민으로부터 호된 심판을 받은 뼈아픈 사실에 대해 참패의 패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뼈를 깎는 마음의 쇄신책을 내어놓아야 한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격이 된 셈이다.

이제 통합당은 당 자체를 완전히 해체하고 재설계한다는 각오로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나눠먹기식의 낡은 틀을 완전히 벗고 외연을 넓혀 시대정신을 대변할 젊은 세대와 새 이미지의 전문가 그룹을 지도부에 대거 등장시키고 선수(選數)가 높은 중진들은 이선으로 물러나 고문 역할에 그쳐야 한다.

2022년 3월에 있을 차기 대선도 2년이 채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를 반면교사로 삼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아집을 버리고 당을 위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면 돌아선 국민도 되돌아올 것이다. 이제 박근혜의 잔재도 이번 선거로 모두 지워졌고 친박, 비박이라는 용어 자체도 사라졌다. 새 지도부 구성이 시급하다. 망가진 보수정치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유권자 41%의 국민은 통합당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물러설 곳이 없어진 통합당은 벼랑 끝에 선 운명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길뿐이다. 참패의 충격에서 빨리 일어서라. 그리고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눈높이를 맞추어라. 그러면 2년 후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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