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104건·12명 부상…재산피해액도 3억8000여만원

대구소방안전본구가 진행한 촛불화재 실험에서 촛농에 붙은 불에 물을 붙자 주변으로 불이 번지고 있다. 대구소방제공
지난 11일 대구 남구 봉덕동 수덕사 대웅전이 사라졌다. 이날 오후 1시 35분께 발생한 화재 때문이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차량 25대와 대원 83명을 투입해 30여 분만에 진화를 마쳤으나 28㎡ 넓이의 대웅전은 검은 재로 변했다. 소방서 추산 1373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이 화재의 원인은 촛불 취급 부주의로 드러났다.

최근 5년 동안 대구지역에서 촛불로 인한 화재는 총 104건으로 총 3억8000여 만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12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23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촛불화재 장소는 단독·공동주택 등 주거지역이 74%의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소규모 상점·점포(13%)와 종교시설(6%), 기타 순으로 조사됐다.

촛불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부주의다.

소방 당국은 집에 촛불이나 향초를 겨놓고 잠이 들거나 외출하는 등 자리를 비우는 경우로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수덕사 대웅전 화재를 예로 들며 촛불·향초 취급에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수덕사 대웅전 화재는 촛대에 녹아있던 촛농에 불이 붙자, 이를 끄기 위해 부은 물이 화마를 일으켰다. 양초의 주성분인 파라핀(원유 정제 시 생기는 반투명한 고체)이 휘발유 등 유류화재와 비슷한 화재를 일으킬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다.

유류화재가 발생했을 때 물을 뿌리면 기름과 섞여 폭발하는데, 주변으로 튀는 기름에 불이 붙어 화재가 순식간에 확산할 수 있다.

대구소방본부는 촛불화재의 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초 받침대에 고인 촛농 등 가연물질에 불이 불을 경우 기화하면서 불이 점차 번지고, 진화를 위해 물을 붓는 순간 화염이 치솟으면서 주변에 있는 가연물에 불이 옮겨 붙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촛불이나 유류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면 당황해 물을 뿌리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하면 안되는 행동”이라며 “초기 대처에 가장 좋은 방법은 소화기를 사용하는 것이고, 주변에 소화기가 없다면 큰 뚜껑이나 담요를 활용해 산소를 차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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