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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건강이상설…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대비해야
김정은 건강이상설…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대비해야
  • 연합
  • 승인 2020년 04월 26일 18시 12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4월 27일 월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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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둘러싼 건강 이상설이 무성한 소문과 관측 속에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보도전문채널인 CNN방송이 20일 김 위원장 위중설의 트리거를 당긴 이후 소문이 관측을 낳고, 관측은 억측과 첩보, 가짜뉴스 등과 결합하며 아무도 확인할 수 없는 뉴스를 확대재생산 하는 중이다. 설익은 뉴스와 실체적 진실 사이의 진위를 가릴 감별사가 없다 보니 북한 전문가를 자처하는 논객들의 ‘아무 말 대잔치’ 현상마저 나타난다.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설(說)은 점점 더 기정사실의 지위를 획득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주말과 휴일 사이에 나라 안팎에서 쏟아진 뉴스들이 온통 그렇다. 일본 주간지의 ‘김정은 수술 후 식물인간설’에서부터 로이터통신의 ‘중국 의료진 북한 파견설’까지 이들 다양한 뉴스는 죄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심지어 ‘김 위원장 25일 현지지도중 급병 사망설’까지 담긴 진짜 같은 가짜뉴스 동영상이 SNS를 통해 번지기도 했다. 앞서 주중에 미국 합참이 김 위원장의 군 통제권 행사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는 분석을 내놨고, 우리 정부도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지만 한번 불붙기 시작한 건강 이상설은 어지간해선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건강 이상설은 북한의 폐쇄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당장이라도 모습을 드러내면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이 일거에 정리될 수 있을 텐데, 그의 행방은 유감스럽게도 오리무중이다.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에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한 날로부터 따지면 열흘이 넘는 기간이다. 그나마 공감대가 형성되는 관측은 그의 소재가 원산일 가능성이 크다는 정도다. 북한 내부사정과 관련해 비교적 객관적인 분석과 전망을 제시해온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김 위원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전용 열차가 21일 이후 원산의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례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 19 감염 확진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전파됐던 초연결 시대를 고려할 때 북한은 너무 닫혀 있는 사회임을 재삼 확인하게 된다. 북미 하노이 노딜 정상회담 이전까지 선대와는 달리 개방적이고 타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김 위원장이 한미 당국의 분석대로 건재하다면 하루빨리 공식 석상을 통해 건강 이상설을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 마침 조선중앙방송은 26일 김 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에 참여한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동정 형식의 보도를 내보냈다. 최고지도자의 건재를 우회적으로 알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건강 이상설을 잠재우기에는 미흡하다는 점에서 ‘확실한 등장’이 필요하다.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이 계속되면서 한반도 안보 상황의 유동성도 덩달아 커졌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한다면 비단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고, 역내의 평화와 안정 문제에도 크든 작든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올해 들어 꾸준히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북한의 유의미한 화답을 얻지 못한 상태다. 코로나 19 공동방역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제안에도 북으로부터 이렇다 할 반향이 없다. 오히려 북한은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원망하는 취지의 부정적인 성명과 담화를 줄곧 발표해 왔다. 이렇듯 교착상태를 맞은 남북 그리고 북미 관계가 돌파구를 찾으려면 김 위원장의 ‘초심 회귀’ 혹은 ‘리셋팅 의지’가 불가결한데 그의 예기치 않은 부재가 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드는 형국이다. 특히 27일은 남북정상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는 날이어서 무언가 변곡점을 찾으려는 남북 사이의 ‘이벤트’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현시점에선 이마저도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혹여 발생할 수 있는 급변사태에도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건강 이상설뿐 아니라 북한 군부 내 강경파에 의한 실각설까지 나오는 마당인 만큼 우리 정부는 여러 가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컨틴전시 플랜을 내부적으로 재점검하고 예비해 놔야 한다는 얘기다. 남북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초반부터 실력을 보여줬던 영역이며, 가장 확실하게 ‘정치적 유산’을 남길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한반도에서 남북한의 평화와 공존이 지속할 수 있도록 불확실한 상황을 제대로 관리해 나아가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놓여 있음을 정부는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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