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코로나19의 폐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세계 제일의 대국이 감당하지 못하여 자존심을 완전히 구기고 있다. 백수의 왕 사자가 모기를 두려워하고, 힘세고 덩치 큰 물소가 거머리를 당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온 세계가 갈팡질팡. 나름 잘 대처하여 왔다는 우리나라도 아직은 긴장의 연속이다. 사회적 거리 지키기가 계속 강조되고 있다.

각종 학교의 개학일이 미루어지고 있다. 사설 학원에서도 감염 소동이 있었다. 초중등학교에서도 온라인 대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저런 걱정 속에 느닷없이 ‘창가의 토토’라는 소설이 생각난다. 똑똑하지만 엉뚱한 데가 많아 일반학교에서의 부적응 학생이 어머니의 관심과 도모에 학원의 열린 교육 덕에 창의적으로 바르게 자란 이야기다.

이 책은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자전적 소설인데 토토란 아이의 도모에 학원에서의 경험담을 다루고 있다.

도모에 학원은 주입식교육을 통한 경쟁체제의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 개개인의 인권은 물론 각자의 특성 및 성향을 존중해주는 학교다. 학생들 스스로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음으로써 자립성은 물론 문제 대처능력을 길러주는 데 성공한 대안학교다.

설립자 고비야시 소사쿠 선생님은 어렸을 적 유난히 자연과 접촉하며 살았던 자신의 삶을 통해 아이들에게도 자연과의 삶을 가르치고자 했다. 또한 그는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초등학교 음악선생으로 활동하며 어린이를 위한 오페레타를 만들 정도로 아이들의 교육에 음악을 접목 시키고자 했다.

고비야시 선생님의 교육자적인 철학하에 진행된 다양한 활동. 그런 교육과정 속에서 도모에 학원의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모습을 간직한 채 자연에 순응적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능력을 갖춘 아이들로 성장해 간 것이다.

‘창가의 토토’는 초등학교에서 늘 창가에 서서 수업에는 아랑곳없이 떠들고 부적응하여 퇴학을 맞은 주인공 토토가 새로운 학교(도모에 학원)에서 자연과 친구와 더불어 사는 삶의 아름다움을 배워온 과정을 추억하며 쓴 글이다.

이 책이 주는 감동은 먼저 학생들의 인격과 개성을 살려주는 학교의 수업방식과 일반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나 장애아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사랑의 교육방법이다.

온갖 규제를 없애고 푸근한 환경을 조성하여 그들의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교장 선생님, 그리고 천방지축이지만 착하고 호기심 많고 때 묻지 않은 토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어주는 토토의 어머니. 배울 점이 많은 책이다.

토토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퇴학을 맞았다. 수업 중 책상 서랍을 백 번도 더 여닫거나, 창가에 서서 지나가는 광대마다 불러 학급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탁해서 듣거나, 처마 밑의 제비에게 큰소리로 질문을 계속하거나,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도화지를 넘어 책상에 온통 칠해 놓는 등 악의는 없으나 천방지축 사고뭉치라는 것이다.

토토의 수업방해로 다른 학생까지 공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토토의 엄마는 하는 수 없이 토토의 성격을 이해해 주고 다른 아이들과 더불어 생활하는 걸 가르쳐줄만한 학교로 전학을 시킨다. 도모에 학원이다.

이 학교에서 “넌, 정말은 착한 아이란다”란 말을 들으면서 자란 토토.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버림받았던 토토가 떳떳하고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한다.

일본방송 사상 최초로 일일 대담프로그램을 20년 이상 진행한 방송인으로 성장한 이야기다.

코로나19의 난리 통 속에 학원을 가야만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창가의 토토’를 다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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