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다목적방사광가속기 유치전이 지역 간 정치력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지난 총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유세에서 전남을 편드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충북과 강원 지역 등 유치전에 뛰어든 지역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 때문에 여당은 물론 중앙 정치권이 이미 전남을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며 반발했다.

대형 국책 연구시설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에는 경북 포항을 비롯해 충북 오창, 강원 춘천, 전남 나주 등 4개 자치단체가 치열한 유치전을 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따르면 방사광가속기 유치가 6조7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 13만7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황금알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가 청와대국민청원에서부터 지역민 유치 서명받기, 지역 연구기관과 협약맺기, 지방의회의 유치 결의문 채택 등 갖가지 유치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북에서도 미래통합당 소속 경북도의회 의원들(대표의원 정영길)이 27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최적지인 포항에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력한 유치 의지를 보이고 있다. 포항시의회도 지난 24일 임시회에서 가속기 유치 촉구 성명을 채택했다.

경북도와 지역 정치권, 관련 학계,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전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경북 포항에 다목적방사광가속기 유치는 국가적으로도 그렇지만 과학적이고, 공정한 눈으로 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호남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는 등 사활을 건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와 지역 정치권도 보다 절실하게 유치전을 펼쳐야 할 것이다. 방사광가속기 관련 학계에서는 3,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운영되고 있는 포항이 기초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연구 경험이 축적돼 있어서 건설 비용의 절감은 물론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중론이다.

포항은 인근에 세계적인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인 포스텍과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울산과학기술연구원 등 3개 과학특성화대학이 자리 잡고 있어서 기초·원천 연구에 전국에서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 3, 4세대 가속기연구소를 건설한 경험과 준공 이후 25년 간 운영해 온 전문인력이 풍부한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방사광가속기 사업은 집적을 통한 국가 과학기술 발전과 국가 과학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이렇게 보면 다목적방사광가속기 포항 유치가 너무나 합리적이고 당연한 것이다. 국가적 과학역량 증진에도 포항이 적지로 봐야 한다. 지역 정치권과 학계, 시민이 똘똘 뭉쳐 이런 당위성을 알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전을 전개해야 한다. 무엇이든 절실하지 않으면 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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