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년 만에 태극기 게양…고 권재갑 선생 독립유공자 인정

미대마을 3·1독립만세운동 기념비건립위원회가 지난 26일 애국지사 8인을 추모하는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다. 기념비건립위원회

대구 미대마을 애국지사 8인을 추모하는 헌화와 태극기 게양이 101년 만에 이뤄졌다. 특히 애국지사 8인 가운데 후손이 없어 포상을 받지 못했던 고 권재갑 선생이 지난달 독립유공자로 인정돼 추모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27일 미대마을 3·1독립만세운동 기념비건립위원회(이하 기념비건립위원회)에 따르면 대구에서 유일하게 마을 단위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한 미대마을 애국지사 8인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지난 26일 동구 미대 여봉산 독립만세운동 기념비 현장에서 진행됐다.

앞서 태극기 게양식을 비롯해 애국지사 추모제, 여봉산 독립만세운동길 체험 걷기, 만세운동 재현행사 등을 계획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행사 규모는 축소됐다.

이날 기념비건립위원들을 비롯해 유족과 문중 대표는 101년 전 4월 26일에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한 8인의 애국지사를 추모했다.

기념비건립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지역에 애착이 많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 기념비건립위원회를 구성했고, 광복절에 기념비 제막식이라는 민간단체로서 뜻 깊은 성과를 이뤘다”며 “동구청에서 3·1 운동 101주년 기념사업으로 기념비 일대에 11개의 태극기를 설치했는데, 기념비와 함께 애국지사들의 애국심을 후세들에게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채갑원·희각·봉식·학기·경식·송대·명원, 권재갑 등 8인 애국지사는 일제의 만행에 울분을 참지 못해 1919년 4월 26일과 28일 밤 여봉산에 올라 대한독립만세를 외쳤고, 대구형무소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며 6∼8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앞서 채갑원·희각·봉식·학기·경식·송대·명원 등 7명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나 자손이 끊긴 권재갑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기념비건립위원회가 권재갑 만세운동 증빙서류를 찾아 포상을 신청했고, 지난 3월 1일 국가보훈처는 ‘대통령 표창’ 포상과 함께 독립유공자로 인정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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