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30% 스마트폰 '과의존'…인터넷 사용 시간도 큰폭 증가
맞벌이 부부는 통제도 힘들어

4명의 형제가 온라인 수업을 함께 받고 있다.
“휴대폰으로는 수업만 듣고 절대 다른 짓 하면 안 된다. 알았어?”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A씨는 최근 온라인 개학 이후 걱정이 늘어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삼가는 데다 개학까지 미뤄지면서 아들의 스마트폰 게임 사랑이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방학 중에는 하루 1∼2시간 게임 시간을 정해두고 사용했지만,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 후부터는 수업을 핑계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3배가량 늘어난 만큼 ‘딴짓’도 늘었다.

특히, 아침마다 수업을 시작하는 모습은 확인하지만, 매일 오전 10시부터 4시간씩 친정집 편의점 일을 돕느라 집을 비운 사이에는 아이가 수업을 제대로 듣길 바라는 수밖에 없어 더욱 답답하다.

A씨는 “매일 아침 수업 시작 전까지 게임을 하는 아들과 싸우느라 진땀을 뺀다”며 “이러다가 아이가 스마트폰에 중독이라도 되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가운데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학생들이 온종일 스마트기기에 노출되면서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친구들과의 대화, 게임, 인터넷 검색은 물론 영화 감상, 학습 등 아이들의 생활 대부분에는 스마트폰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스마트폰에 필요 이상으로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0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19세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 비중은 30.2%로 전년(29.3%)보다 0.9% 늘었다.

‘스마트폰 과의존’이란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 스마트폰이며 조절 능력이 떨어져 신체·심리·사회적 문제를 겪는 상태를 뜻한다.

학교급별로는 중학생이 34.7%로 가장 높았고, 고등학생 29.4%, 초등학생 24.4% 순으로 이어졌다. 또 남학생(29.2%)보다는 여학생(31.4%)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았고, 고위험군 또한 여학생(4.0%)이 남학생(3.7%) 보다 많았다.

10대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목적은 영화·TV·동영상 시청이 97.5%, 카카오톡 등 메신저(97.3%), 학업·업무용 검색(93.9%), 게임(93.1%) 등이 주를 이뤘다.

10대 학생의 1주일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17시간 33분으로, 2013년보다 3.5시간 늘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지면 이것이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스마트쉼센터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조작 방법이 쉽고 단순할 뿐만 아니라 자극과 몰입감이 강해 아이의 흥미와 과도한 사용을 유발하기 쉽다”며 “아이가 스마트폰의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면 일상생활이나 다른 놀잇감에 대해서는 지루함을 느끼고 스마트폰만 찾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스마트폰을 육아 또는 교육 도구로 이용하는 것도 방임일 수 있다”며 “사용 시간과 목적 등 가정 내 스마트폰 활용규칙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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