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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 우리 정신’으로 극복하는 코로나19, 변화의 초석으로
[수요단상] 우리 정신’으로 극복하는 코로나19, 변화의 초석으로
  • 한태천 경운대학교 벽강중앙도서관장
  • 승인 2020년 04월 28일 16시 35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4월 29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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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천 경운대학교 벽강중앙도서관장
한태천 경운대학교 벽강중앙도서관장

4월 27일 현재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0만 명이 넘는 확진자와 2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며, 전 세계인과 경제를 한꺼번에 동토 위에 서게 만들었다.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경제 전문 기관들의 발표는 다시 세계인을 절망과 좌절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IMF는 지난 14일 “세계경제공황이었던 1930년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를 맞았다.”라는 내용과 함께 각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발표했다. 1월과 4월 발표 내용을 비교하여 그 하향 폭을 추정하면, 미국은 7.9%(2.0% 성장에서 -5.9% 성장), 독일은 8.1%(1.1% 성장에서 -7.0% 성장), 일본은 5.9%(0.7% 성장에서 -5.2% 성장), 중국은 4.8.%(6.0% 성장에서 1.2% 성장)가 된다. 다행히도 한국은 3.4%(2.2% 성장에서 -1.2% 성장) 하향에 그쳐 다른 어느 선진국보다도 그 폭이 좁다.

우리에겐 아주 희망적인 내용이다. 우리 정부의 대응 방식과 국민적 호응을 두고 전 세계가 방역의 선진 모델이라고 칭송하며, 우리의 대응 방식과 장비를 수입하고 있다. 아널드 토인비는 그의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이며, 도전에 잘 응전한 역사는 발전하고 실패한 역사는 해체된다.”라고 했다. 콜레라가 세계 의료체계의 선진화에 기여했다면, ‘우리 정신’으로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는 한국이 세계 경제 중심국으로 진입할 토대를 마련하고, 국내적으로는 사회 문화적 변화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에게는 코로나19 이후에 대비할 선진 기술이 있다. 디지털 기술은 전 세계를 압도한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 원격 근무, 원격 진료, 화상 교육 등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는 등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위기가 디지털 선진국 한국에겐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절대적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겐 재난을 극복하는 ‘우리 정신’이 있다. 123만 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한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건과 수백만 명이 노란 리본을 달고 슬픔을 함께 한 2014년 세월호 사건 희생자 추모가 바로 ‘우리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스페인의 마이클 마르더 (Michael Marder)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전쟁이 아니고 ‘공동선’ 감각이 되살아난 것이라고 했다. 경시되었던 공동선에 대한 관심, 동원의 필요성과 개인 희생의 필요성, 취약한 자들을 위한 연대와 봉사와 노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고 했다. 공공 의료 시스템과 개인 의료 시스템의 차이를 철폐하는 것과 같이 공동선의 개념이 활발하게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공동선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게 구축되어 있다. 코로나19 극복에서 우리 국민은 ‘나’ 보다는 ‘우리’가 우선이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동원이나 취약 계층을 위한 연대와 봉사와 희생은 이미 체질화되어 있다. 공공의료시스템의 확립은 전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확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다른 선진국들이 코로나19를 통하여 공동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 우리는 이미 구축된 공동선을 통하여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다. IMF 이전 세계인들은 한국의 경제성장을 보면서 한국을 ‘아시아의 잠룡’으로 칭하며 그 원인을 ‘우리 정신’에 있다고들 했다. 코로나19는 다시 ‘우리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중심국으로 진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그동안 결혼식과 장례식 문화, 선거운동 방식 등에 대해 바뀌길 원하면서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바꾸지 못한 것들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바뀌어도 국민 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알려졌다. 언젠가부터 예식장은 규모가 커지고 화려해 지면서 식당을 겸하게 되어 혼주는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게 되었다. 모두가 간소화되기를 원하면서도 개인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예식장에는 가족과 가까운 친지 이외의 하객은 없었고, 예식장 식당에 식사하는 하객도 없어졌다. 지인들은 모두 온라인으로 축의금을 보냈다. 큰 예식장이 필요 없다는 것도, 하객이 적어도 된다는 것도 알았다. 머지않아 대형 예식장은 사라지고, 혼주나 친인척의 집 마당 등 소규모 장소에서 가족과 가까운 친인척인 ‘우리끼리’만 모여 예식을 올리는 날이 곧 올 것 같다.

장례식도 마찬가지다.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아주 간소화되었다. 장례식 기간이나 탈상 기간은 최대한 축소되었고, 화장이 사회적 합의처럼 정착되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절차나 규모는 개인이 선택하기에는 너무도 벅찬 사회적 선택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의 여파로 장례식장에도 가족들과 소수의 조문객만 있었다. 소규모 장례식장에서 유족들과 평소 고인과 친했던 지인들만 모여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장례식을 치르는 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그동안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지긋지긋한 확성기의 소음, 네거리 모퉁이에 도열하여 시민들을 향하여 고개 숙이고 손 흔드는 가식적 시민 존중, 과도한 선거 비용으로 가세가 기울어졌다는 낙선한 후보자들의 이야기. 국민은 이미 식상한 지 오래되었지만, 개인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는 것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러진 21대 총선은 달랐다. 확성기 소음은 거의 사라졌고 길거리에서 절하는 모습도 반으로 줄었으며, SNS 선거 운동이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당선인과 낙선인은 명확히 구분되었다. 스마트 시대에 걸맞는 선거문화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 재앙이지만 우리에겐 큰 기회가 되고 있다. ‘우리 정신’으로 코로나19를 조기 극복하고, 의료 기술과 장비 등에 대한 세계적 요구에 빠르게 부응한다면, 우리나라는 외부적으로는 해외 신인도가 높아져 세계 경제 중심국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고, 내부적으로는 과소비와 불필요한 사회 활동이 사라져 새롭고 합리적인 사회 활동이 정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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