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유니버시아드 때 황당한 일이 벌어져 사람들이 멘붕 상태에 빠진 적이 있다. 북한 응원단이 김정일 위원장 사진이 인쇄된 플래카드가 비를 맞고 있다고 항의하고 울부짖으며 걷어가 황당의 극치를 과시했다.

“북한 국민을 어떻게 교육했길래 저토록 이질적인 인간형을 만들었을까” 개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상식적으로 보아 ‘어찌 저런 일이’ 탄성이 절로 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보면 황당하다고 한다. 그래서 언행이 진실 되지 못하고 터무니없는 사람을 ‘황당객(荒唐客)’이라 하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 엉터리인 일을 ‘황당무계(荒唐蕪稽)’라 한다. 조선 중기 이후 이따금 출몰하는 서양배를 보고 ‘황당선(荒唐船)’이라고도 했다. 생전 처음 보는 서양 선박이 너무 황당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다.

정치판에서는 DJ시절 한 여성총리서리가 “총리가 될 줄 알았다면 아들의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한 해명성 발언이 국민을 황당하게 만들기도 했다.

2000년 초 노르웨이 노벨연구소가 세계 50여 개국 출신 유명 작가 100명에게 세계문학사상 최고 작품 10편을 추천토록 했는데 1위가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였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작품 ‘햄릿’과 대조되는 희극 ‘돈키호테’는 황당무계한 행동을 펼치는 주인공 돈키호테의 우스꽝스러운 모험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관을 성(城)으로,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는 기행 대문에 지금도 현실을 무시한 저돌적 행동이나 상식에서 동떨어진 엉뚱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두고 ‘돈키호테’라고 부른다. 하지만 돈키호테는 바라타리아섬의 통치자가 돼 떠나는 자신의 시종 산초에게 조언한다. “자네 자신에게 눈길을 보내 스스로 어떤 인간인지를 알도록 노력하게. 자네를 알게 되면 황소와 같아지고 싶었던 개구리처럼 몸을 부풀리는 일은 없을 거야”

직업이 세무사였던 세르반테스는 사기죄로 구속돼 감옥에서 이 소설을 썼다. 세계 최고 작품이 감옥에서 탄생 된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싸고 폭망극을 벌이고 있는 미래통합당은 야당 사상 가장 황당한 야당의 길로 돌진하고 있다. 참 별꼴 다 보여주는 황당한 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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