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 구인 30% 이상 급감…전국 평균 감소율 25% 웃돌아
구직자 0.4% 늘어 '발만 동동'

17일 시민들이 서울 성동구청 취업게시판 앞에서 게시물을 살피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은 서비스업에 집중됐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9만4천명 줄어 외환위기 후폭풍이 한창이었던 1998년 9월(-30만8천명) 이후 21년 6개월 만에 최대폭 급감했다.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 경제가 마비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구인인원은 줄어든 반면 구직자는 늘어나 노동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공공취업지원포털 ‘워크넷’을 통한 국내 기업의 신규 구인 규모는 14만4886명으로 지난해 3월에 비해 24.49%나 줄어 들었다.

반면 신규 구직건수는 38만1980건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0.4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 규모는 기업이 인력 채용을 위해 워크넷에 등록한 구인 인원을 합한 것으로 등락 폭이 있지만 대체로 증가하는 게 통상적인 모습이다.

특히 3월은 대부분의 기업들의 상반기 채용이 시작되는 시점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난과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의 채용이 중단되거나 연기한 것이 구인 규모 축소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말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 56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직원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 중 당초 계획했던 채용 인원을 모두 충원한 기업은 21.4%에 그쳤다.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모두 충원한 기업의 수도 줄어 들었다.

반면 ‘최소 규모로(일부만) 채용했다’고 답한 기업이 55.2%로 절반을 넘었으며, ‘전혀 채용하지 못했다’도 23.4%에 달했다.

중소기업 중에는 ‘전혀 채용하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이 29.7%로, ‘모두 채용했다(채용 중이다)’의 2배 가까이나 됐다.

기업들이 상반기에 계획대로 직원채용을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55.9%(복수응답)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꼽아 코로나19 사태가 3월 구인 규모 급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 채용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질 것으로 내다봐 올해 취업난이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가장 많이 확산된 대구·경북의 경우 신규 구인 규모가 각각 2465명(34.4%)·3124명(30.7%)이나 급감해 이 같은 현실을 확연히 보여줬다.

반면 서울과 경기는 각각 6361명(28.0%)·1만4872명(25.3%)이 줄어 대구·경북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감소율이 낮았다.

이런 가운데 신규 구직건수는 38만19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26명(0.4%)이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던 숙박·음식업이 54.1%(3110명)이나 급감했으며,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42.1%·1896명)·도/소매읍(28.6%·3545명)도 감소율이 높았다.

한편 워크넷 통계는 노동시장 분석 자료로 사용되지만 워크넷 밖에서 이뤄지는 구인·구직 등은 반영되지 않아 노동시장 동향을 모두 담지는 못하지만 잡코리아·인크루트·사람인 등 사설 취업기관들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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