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등 소규모 사업장 실내 거리두기 등 고충 호소
당국,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 앞두고 해법 찾기 고심

3일 오후 포항시 북구 한 카페.

비교적 작은 카페인 이곳을 찾은 10명가량의 손님은 7개 테이블에 2∼3명씩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내부 공간이 좁은 탓에 테이블 당 거리는 1m도 채 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비말(침방울)로 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이야기꽃을 피웠다.

정부는 3월 22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왔다.

지난달 20일부터는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행사 진행 등을 허가하는 완화된 형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했고, 국민 의견을 수렴해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만들고 지난달 22일 핵심 수칙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연휴 기간 내 여행 등 야외활동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지만 ‘2m 건강거리두기’, ‘일정 거리두고 식사하기’ 등 국민 행동지침은 이번 황금연휴 동안 까맣게 잊혀진 모양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일 낮 최고기온이 30℃를 넘나들던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는 이미 피서객 인파로 북적였다.

해수욕장 이용객이 많은 만큼 인근 식당과 술집 등에도 손님으로 가득 찬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이곳 역시 손님 중 절반 이상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술집 테이블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일부는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와 흡연을 하면서 길거리에 침을 뱉기 일쑤다.

하지만 손님 1명이 아쉬운 상인들은 한자리 띄어 앉기, 한 줄 앉기 등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페 주인 A씨는 “지난 2달 내내 판매한 음료의 수를 손가락, 발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라며 “이런 시국에 손님이 와주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거나 띄어 앉기를 부탁했다간 오던 손님들도 도망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욕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 B씨 또한 “10년째 장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봄이 이제야 끝난 기분이다”며 “조금씩 손님들이 늘면서 활기를 띄는데 빈자리를 보고 찾아온 손님에게 거리두기를 이유로 입장을 막는다는 건 생각해보지도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방역 당국은 ‘카페에서 최소 1m 거리두기’와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 등 실질적으로 지켜지기 어려운 생활방역 지침에 대해 조속히 이행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와 관련해 “최대한 주어진 환경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라며 “기존에 발표한 초안에 불필요한 지침은 없으나 세부 이행 방안 등 부족한 부분은 계속 보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팔 간격을 유지한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식당이나 카페 같은 소규모 사업장,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적어도 1m 거리두기를 어떤 방법으로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며 “침방울이나 밀접한 접촉으로 전파가 확산하지 않도록 ‘건강한 거리두기’ 방법을 찾아낼 것”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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