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저편’과 ‘수다와 담론사이’.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서 다양한 시민 커뮤니티 활동과 지역 문화담론을 꾸준히 형성해온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이 의미있는 인문서를 펴냈다.

이번에 펴낸 인문서는 1960년대 근대 포항문화의 태동을 연 청포도다방의 공간적 서사를 이어나가고자 지역의 원로 예술인들로부터 현재까지 기록되지 않은 원도심과 포항예술사에 관한 이야기를 강의형식으로 구술·채록한 ‘기억의 저편’과 10대부터 80대까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세대별 고민을 수다의 형식으로 풀어내고 시대적 의미를 담론화한 ‘수다와 담론 사이’ 2권이다.

이 2권의 인문서는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이 2019년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청포도다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지역의 다양한 그룹과의 커뮤니티 활동과정을 통해 원도심의 인문성을 발굴하고자 출간하게 됐다.

‘문화경작소 청포도 다방’은 지난해 8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 7시 ‘기억의 저편-원로, 원도심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원로 예술가의 인문강의를 통해 포항에 잊힌 기억들을 수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8월 이두우(음악)를 선두로 박이득(문화지리), 김삼일(연극), 김일광(문학), 김두호(미술)까지 포항의 문화원로들을 초청해 근현대포항의 문화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포항 문화예술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고 원로 선생들의 기억으로만 남아있던 포항 문화예술의 뿌리와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 이번에 ‘기억의 저편’이라는 이름으로 엮어 자료로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수다와 담론 사이’는 10대부터 80대까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세대별 맞춤 고민을 다각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프로젝트였다.

총 6번에 걸친 이 프로젝트는 매주 화요일 저녁, 세대별 선별된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세대층의 시민과의 만남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무나니스트에게’라는 주제로 진행된 10대와의 수다에서는 2000년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무나니스트-경제적으로 넉넉해도 바쁜 삶은 싫고 자기가 만족하는 무난한 삶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20대는 ‘욜로와 골로 사이’라는 주제로 ‘한 번뿐인 인생 확실하게 즐기자’라는 욜로족의 삶과, 30대 ‘하면하고 말면 말지’, 40대 ‘불혹의 시대’라는 주제로 수다를 넘어 담론에 이르는 시간을 일반인들과 함께 나눴다.

5, 60대는 ‘내 삶 찾아 삼만리’라는 주제로 마음은 늙지 않았는데 어느덧 나이가 들어있는, 병원 갈 일이 잦아지지만 아직 사랑을 꿈꾸는 5, 60대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70대는 ‘완벽한 마무리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내 삶의 마지막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전 세대별로 지닌 삶의 무게를 수다형식으로 풀어내면서 각자 삶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공감과 소통, 담론화 과정을 책으로 엮었다.

포항문화재단은 코로나 19가 잠잠해지면 정식으로 출판 기념회를 열고 시민들과 공유할 계획이며 책은 청포도다방에서 무료로 배부할 예정이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이 앞으로도 다양한 서사발굴과 커뮤니티 콘텐츠를 운영해 지역문화 담론의 공간으로서 정체성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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