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집 할머니가
밥과 고기가 든 뚝배기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랐다가
부었다가 따랐다가

예닐곱 번
그렇게

부었다가 따랐다가
부었다가 따랐다가

국밥이
이팝꽃처럼
환하게 되살아났습니다.

아무도
입 데지 않는
따뜻한 국밥이 되었습니다.

*토렴: 밥이나 건더기, 국수 따위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며 먹기 좋게 데우는 것.


<감상> 사골을 달일 때 국물을 몇 번 부었다 따랐다 해야 진하고 뽀얀 국물이 우려 나온다. 밥과 고기가 든 뚝배기에도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는 것은 맛을 우려내기도 하지만, 손님에게 입 데지 않게 뜨거운 국물을 식히기 위함이다. 할머니의 배려와 정이 뚝배기에 뜨끈하게 전해오는 순간이다. 뚝배기 속에 든 하얀 쌀밥이 이팝꽃으로 피어나는 순간이다. 시골 장터 국밥집에서 할머니 해 주시는 돼지국밥 한 그릇 먹으면서 땀 흘리고 싶어진다.(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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