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일 하루 3명에 그쳤다. 신규 확진자가 4명 밑으로 나온 건 지난 2월 18일 2명 이후 77일 만이다. 그것도 신규 확진자 3명은 모두 해외 유입사례로, 국내 발생은 이틀 연속 0명이다. 국내 코로나19가 진정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정부도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했다. 오는 13일부터는 초중고등학교가 순차적으로 개학한다. 생활 속 거리두기는 위험도는 낮아졌지만 유행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민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는 물론 사회를 지킬 수 있도록 거리를 유지하는 일종의 절충 방역 지침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비해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 좀 자유로와졌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아직 일상생활에서 개인위생수칙과 정부 방역지침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가공할 전염력으로 봐서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언제든지 집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생활 속 거리두기 승패의 관건은 학생들의 등교와 학교에서의 거리두기 실천에 달렸다. 지난 3월 2일 예정이던 개학이 몇 차례 연기된 후 73일 만의 등교다. 교육부가 순차 등교를 결정한 것은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방역 당국의 통제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학습 공백 장기화를 더 이상 지속해서는 안된다는 데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다소 우려는 있지만 학생들의 학교생활에도 관리가 가능할 것이란 판단에서 일 것이다.

교육부는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부터 학교급별, 학년별 단계적 등교수업을 시작한다고 했다. 오는 6월 1일부터는 중1, 초5·6학년 등교를 끝으로 약 600만 명의 학생이 모두 등교 수업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하지만 걱정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교실이나 급식실, 기숙사 등 학교 내 모든 공간에서 학생 간 일정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쉬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체육수업이나 동아리활동 등 단체 활동도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 한다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제대로 지킬 지 미지수다.

교실 내 거리두기도 난제다. 책상 앞뒤 간격을 최대한 띄우라는 교육부의 지침이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실천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학급당 25명씩 배정돼 있다고 해도 각 책상 간격을 겨우 1m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학교의 주장이다.

코로나 여파로 사상 초유의 원격 수업이 진행 중이지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길이어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사회적 공감 속에 등교수업이 결정 됐지만 이 또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학교는 대규모 감염 위험이 어느 집단보다 높다. 등교 수업과 학교 방역이 생활 속 거리두기 성패의 관건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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