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델손 떠났지만 측면돌파 뛰어난 콜롬비아 특급 팔라시오스 영입
첫 동계훈련을 통해 업그레이드 된 '진짜 김기동 축구' 기대감 고조
10일 안방서 K리그1 복귀 성공한 부산 제물로 시즌 첫승 '정조준'

코로나19로 인해 무기한 연기돼 왔던 프로축구 K리그가 오는 8일 전북-수원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오른다.

당초 지난 2월 말 개막할 예정이었던 K리그는 2개월여 연기되면서 정규 3라운드 로빈 33경기와 파이널라운드 5경기 등 38경기에서 2라운드 로빈 22경기와 파이널라운드 5경기 등 27경기로 축소됐다.

프로축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관중 역시 코로나19가 확실하게 안정될 때까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게 돼 당분간 직접관람을 할 수 없는 등 큰 변화가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3년 K리그 최초로 더블우승을 차지한 뒤 침체일로에 빠져 있던 포항스틸러스가 다시 한번 명예회복에 나선다.

2015년까지 3위권을 유지하던 포항은 2016년 9위로 추락한 데 이어 2017년 또 다시 파이널라운드A 진출에 실패하면서 7위로 마감했다.

다행히 2018·2019 시즌 연속 4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리 탐탁지 않다.

포항은 2018시즌 15승 9무 14패 승점 54점으로 4위에 올랐지만 1위 전북(86점)에 비해 무려 32점이나 떨어졌다.

2019시즌 역시 16승 8무 14패 승점 56점을 기록, 1위 전북(79점)에 23점 차로 뒤졌다.

경기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골 득실에서도 2018년 48득점 49실점, 2019년 49득점 49실점에 그쳐 빈약한 공격력과 수비력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 2013년 더블 우승 당시 K리그에서 63득점 38실점으로 골득실 +25를 기록했던 것에 비한다면 초라하기 그지 없는 성적표다.

그런 포항이 새로운 부활을 꿈꾼다.

포항은 지난 시즌 주력 공격수 였던 완델손이 이적하면서 전력에 큰 변화가 왔다.

완델손은 지난해 팀이 만든 49득점 중 15득점 9도움을 기록, 전체 득점의 48.9%에 기여할 만큼 막대한 위치를 지켰다.

또 다른 전력 손실은 포항의 중원을 지켰던 정재용의 이적과 지난해 파란의 주인공이었던 신예 이수빈의 전북 임대다.

지난해 3월 울산에서 이적했던 정재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30경기에 출장해 안정적이고 든든할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포철고 졸업과 함께 K리그에 데뷔한 이수빈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도 과감한 공격가담과 자로 잰 듯한 볼 공급능력을 선보이며 포항의 신형엔진 역할을 단단히 했다.

지난해 후반기 전북에서 임대해 온 뒤 포항 반전의 중심에 섰던 최영준을 붙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이수빈의 전북 임대는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은 완델손과 정재용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콜롬비아 출신 측면공격수 팔라시오스와 호주 출신 미드필더 브랜든 오닐을 데려 왔다.

1993년생인 팔라시오스는 183㎝, 75㎏ 의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빠른 스피드와 피지컬을 활용한 저돌적인 돌파와 강력한 슈팅을 갖춘 측면공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K리그2 FC안양으로 인적한 뒤 11득점 6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특히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간한 ‘2019 K리그 테크니컬 리포트’에 따르면 최고 시속 35.8㎞로 2019시즌 K리그1·2를 통틀어 가장 빠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완델손과 같은 순간 순발력을 이용한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리기 보다는 타고나 피지컬과 스피드를 이용한 과감한 돌파가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 까지는 K리그1의 강력한 압박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미드필더 오닐은 그리 큰 체형을 아니지만 호주 국가대표 출신답게 왕성한 활동량과 좌우로 크게 갈라주는 패싱력으로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세트피스시 전담 키커를 맡을 정도로 정교한 킥과 강한 중거리 슈팅력 또한 보유하고 있어 기존 팔로세비치와 함께 프리킥을 전담할 전망이다.

오닐은 지난달 말 부산교통공사와의 연습경기에서 폭넓은 활동량을 확인시켜줬지만 짝을 이룰 최영준과는 좀 더 많은 시간 호흡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여 중원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이들과 함께 지난해 후반기부터 포항 공격의 주역을 맡아온 일류첸코(독일)와 공격형 미드필더 팔로세비치(세르비아)가 동계훈련을 통해 K리그에 좀 더 익숙해 질 것으로 보여 새로 영입한 팔로시오스·오닐과 함께 포항의 중심에 서줄 것으로 기대된다.

재미있게도 포항이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인 일류첸코·오닐·팔로세비치·팔라시오스의 이름 앞글자를 딴 ‘1588라인’라인이 어떤 활약을 펼쳐줄 것인가에 따라 명가부활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들 외에 공격수 허용준·수비수 전민광 김용환 심상민 등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지만 신예공격수 송민규와 수비수 박재우가 한층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측면수비수 권완규가 복귀해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4월 갑작스레 지휘봉을 잡았던 김기동 감독의 ‘진짜 김기동 축구’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김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4연승 후 4연패 라는 롤러코스트를 탔지만 후반기 이후 연승가도를 내달린 끝에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울산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4-1대승을 거두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전반기 휴식기 동안 1차 팀 정비를 통해 포항 특유의 스피드와 패스를 활용한 공격축구를 복원시켰던 만큼 자신의 첫 동계훈련을 통해 어떻게 팀을 업그레이드시켰을 지 일찌감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포항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스틸야드에서 올해 K리그1에 복귀한 부산을 상대로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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