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왕생첩경도 등 은해사 빛낸 두 성보문화재 선봬
재개관 이후 첫 전시 10월 11일까지…온라인 전시도

경상북도의 천년고찰, 영천 은해사 전경
국립중앙박물관이 2020년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보물 제1270호 ‘영천 은해사 괘불’과 보물 제1857호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를 6일부터 오는 10월 11일까지 서화관 불교회화실(상설전시관 2층)에서 전시한다.

이번 괘불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25일부터 임시 휴관했던 국립중앙박물관이 재개관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이다.

영천 은해사 괘불.영천 은해사
△보물 제1270호 ‘영천 은해사 괘불’

경상북도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영천 은해사는 809년 창건돼 천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영천 은해사 괘불은 1750년 보총(普摠)과 처일(處一)이라는 두 명의 화승(화僧)이 그린 것으로, 크기는 높이 11m, 폭 5m가 넘는다. 한눈에 담기 어려운 거대한 화면 중심에는 만개한 연꽃을 밟고 홀로 선 부처가 자리해 있다. 부처 주변에는 마치 부처를 공양하려는 듯 흐드러지게 핀 모란꽃과 연꽃이 꽃비와 같이 아름답게 흩날리는 모습이다.

‘은해사 괘불’속 부처와 같이 홀로 서 있는 여래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의 교주인 석가모니불로 여겨진다. 그러나 화면 주변의 화려한 꽃과 화면 윗부분의 새들의 표현은 즐거움만 가득한 곳, 즉 아미타불의 극락정토(極樂淨土)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에 따라 괘불 주변의 꽃은 석가모니불의 가르침에 찬탄하며 뿌려진 청정한 공양처럼 볼 수도 있고, 아미타불의 극락에서 내리는 꽃비처럼 충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부처의 존명은 단정할 수 없지만 괘불 주변에 흩날리는 꽃비는 홀로 서 있는 여래를 더욱 새롭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보물 제1857호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

이번 괘불전에는 특별히 ‘은해사 괘불’과 같은 해인 1750년에 조성된 보물 제1857호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念佛往生捷徑圖)’를 8월 23일까지만 함께 소개한다. 아미타불을 생각하며 그 이름을 부르는 것[염불念佛]이 극락에 태어나는[왕생往生] 가장 빠른 방법[첩경捷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불화이다.

특히 영천 은해사는 아미타불을 모신 미타도량으로 유명한데, 아미타불의 극락정토는 사람들이 다시 태어나길 바랐던 청정한 이상향이다. 극락에 태어나 깨달음의 기쁨을 누리게 될 염불 수행자들, 이들을 인도하고 만나는 아미타불과 보살, 극락의 정원까지 그려진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를 통해 아미타불이 다스리는 극락의 찬란한 광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괘불전 도록
△은해사의 역사와 성보(聖寶)를 담은 괘불전 도록 발간

전시와 연계해 괘불전 도록도 발간했다. 매년 발간되는 괘불전 도록은 괘불과 함께 해당 사찰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도록에서는 은해사의 연혁과 사적을 정리하고, 괘불과 함께 은해사의 법당을 장엄한 ‘은해사 아미타삼존도’(1750년), ‘은해사 삼장보살도’(1755년),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1750년) 등의 세 불화를 종합적으로 조명했다. 이번에 제작한 괘불전 도록을 통해 동시기 승려 장인들의 협업 모습, 불사(佛事)를 도모하기 위해 계를 조직했던 동갑내기 은해사 승려들의 공덕, 팔공산 인근의 염불신앙까지 망라해 살펴볼 수 있다. 부록에는 은해사 관련 사적의 원문과 번역문을 소개해 경상북도의 천년고찰인 영천 은해사의 연혁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괘불전 ‘꽃비 내리다-영천 은해사 괘불’은 조선 후기 1750년 조성돼 은해사를 더욱 빛낸 두 성보문화재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 또한 이번 괘불전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http://www.museum.go.kr)에서 온라인 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대형 화폭에 아름답게 펼쳐진 꽃비가 코로나19로 인해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로 다가가길 바라며, 270년 전 그 시대 사람들이 그랬듯이 부처의 안온한 품에서 모두 평온함이 기대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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