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남성 의원들 사이서 점차 유행…최근엔 모히칸 펌까지
보수 이미지 탈피 젊고 밝은 분위기로 변신…"마음 각오 다지게 돼"

포항시의회 박정호(왼쪽)의원과 주해남 의원이 새로운 스타일로 주목 받고 있다.

포항시의회 의원들의 고리타분 한 보수적 이미지에서 탈피, 한층 젊고 밝은 분위기로 변신하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지난 제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제 8대 의회가 구성되면서 큰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전체 의석(비례 포함) 32석 중 9명 석이 여성으로 채워지면서 전체 28%를 차지할 만큼 여성 비율이 높아졌다.

또 다른 변화는 전통적인 보수 일색이었던 의회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가 넘는 10석을 차지한 반면 보수 대표인 미래통합당(선거 당시 자유한국당)은 19석으로 줄어들면서 사실상 양당체제로 넘어갔다.

민주당의 약진은 의회 개원과 함께 의장단 및 위원장단 구성을 두고 1차 논란을 빚은 데 이어 하반기 원 구성을 두고 또 다시 술렁이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의회라는 보수적 이미지 변신도 눈에 띄었다.

바로 남성 의원들에게서 불고 있는 퍼머넌트 웨이브(펌)붐이다.

포항시의회에 펌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수년전으로 올라간다.

지난 2017년께 당시 문명호 의장이 시발점이었다.

문 의장은 당시 기존 머리에 약한 웨이브를 줌으로써 참신한 이미지를 심어줬고, 이에 자극을 받은 박경열 의원이 가세하면서 포항시의회 1세대 펌붐을 이끌었다.

이어 제 8대 의회 개원 이후 복덕규·김철수 의원도 흐름을 타면서 2세대 펌붐에 힘을 보탰고, 올 들어서는 박정호·주해남 의원이 뒤따랐다.

특히 박정호의원은 지난 4월 말 제269회 임시회가 시작되면서 옆머리를 말끔히 밀어 올리는 한편 윗머리는 펌으로 스타일링을 한 ‘투트랙 모히칸 펌’을 선보였다.

포항시의원 중 신세대 축에 속하는 박의원이 청년층에서 선호하는 모히칸펌을 통해 또 한 번의 변화를 줬다는 평가다.

포항시의회에 펌붐이 일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층 젊고 부드러워 보인다’는 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경열 의원은 “문명호 의장이 처음 펌을 하고 나왔을 때 젊어 보인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한층 부드러워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며 “그리고 문의장에게 어디에서 했는지 물어보고 찾아가게 됐는데 편리함까지 보태져 펌족이 됐다”고 말했다.

신세대 모히칸 펌을 선보인 박정호 의원의 펌 애찬론은 한층 더 구체적이다.

그는 펌 웨이브가 좋은 점에 대해 △헤어스타일링이 쉽다 △펌을 하면 머리숱이 많아 보인다 △10년은 젊어진다 △외모의 단점을 가려준다 △가늘고 힘이 없는 머리카락에 힘을 준다 △모발 관리가 쉽다 (빗질을 자주 할 필요가 없다) △뻗친 머리를 감추기 위해 모자를 쓸 필요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탈모 등 외모의 단점을 가려주는 등 신체적 핸디캡을 줄이면서 자신감이 넘치게 돼 의정활동에 한층 더 활력을 갖게 된다며 추켜세웠다.

펌붐에 동참한 포항시의원들은 “헤어스타일 변신은 단순히 외형상의 변화가 아니라 마음의 변화를 통해 포항시와 포항시민들의 발전과 안녕을 위해 한층 더 젊고 활기차게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변화들이 실제 힘을 보탰는지 포항시의회는 제 8대 의회 원 구성 당시 상당한 갈등의 골을 털어내고 협치를 이뤄내는가 하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집행부 공무원들이 감염병 예방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회기를 바꾸고, 시정질문까지 취소하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시의회는 269회 임시회에서 의원들에게 배정돼 있던 국외여행경비 전액을 자진반납하는 등 선도적 의정활동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