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결정 반대…예정지 심사 기준 즉각 공개" 촉구

사진은 포항 제4세대방사광가속기.
사진은 포항 제4세대방사광가속기.

포항이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 경쟁에서 탈락하자 시민·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최적지임을 앞세워 온 포항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이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결정을 놓고 “정치적 입김에 놀아난 결정”이라며 정부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공원식 포항지역발전협의회장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이번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입지 결정에 과학성, 경제성, 효율성에 근거한 것이 아닌 정치적 고려가 작용 된 결정에 심히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며 “가속기 관련 인프라가 가장 잘 구축된 포항을 1차에서 탈락시킨 것에 대해 강한 분노와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에 대해 과학계는 물론 국민도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포항시민들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것이냐’고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최재혁 포항청년회의소 회장도 “포항이 보유한 3세대 방사광가속기건립 이후 축적된 노하우와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기보단,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이유로 결정한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며 ”기술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무시한 채 내린결정에 대해 지역 청년들의 상실감과 실망감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포항시 역시 “정부의 객관적인 기준과 공정한 절차를 통해 평가가 이뤄져야 함에도 균형발전 논리로 결정된 데 대해 매우 실망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이미 구축된 3·4세대 가속기를 기반으로 바이오 신약과 배터리 신소재 산업 생태계 구축 및 인력양성 체계를 마련해 가속기 인력유출과 같은 부작용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도 이번 결과가 ‘정치적 결정’이라며 정부 태도를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김정재(포항 북) 의원과 김병욱 당선인(포항남·울릉)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면서 “예정지 심사 기준과 심사 내용 일체를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번 방사광가속기 입지 선정의 핵심은 대한민국 기초·원천연구와 산업화의 성공에 있다. 관련 인프라와 노하우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경북 포항이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사업의 최적지임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말 한마디에 공정과 과학을 배제한 채 오로지 정치적 판단으로 포항을 제외한 방사광가속기 예정지를 결정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지난 6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방사광가속기 유치계획서를 제출한 자치단체 4곳에 대한 발표평가를 진행하고, 충북 청주와 전남 나주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평가 결과와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7일 나주와 청주 2곳에 대해 현장심사를 마쳤으며 8일에는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평가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선정한 우선협상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지 선정을 마치면 올해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고, 늦어도 2022년에는 사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하는 장치다. 이때 발생하는 빛을 이용해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를 관찰하는 ‘초정밀 현미경’으로 불린다.

국내에는 포항 가속기연구소에 2대(3·4세대)가 있다. 정부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계기로 소재·부품 국산화를 돕기 위해 지난 3월 방사광가속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포항 방사광가속기의 경우 수요가 늘고 있지만, 최근 3년 연평균 346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는 등 포화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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