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자 자격으로 생계 꾸려

2020년 제48회 어버이날 보건복지부장관표창 수상자 김말순씨(여, 69)와 시아버지(90).김범진 기자
“시부모님을 친부모님처럼 당연히 모셨을 뿐인데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쑥스럽습니다.”

2020년 제48회 어버이날 효행 및 장한 어버이 부문 표창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에 선정된 김말순 씨(여·69)는 시종일관 쑥스러워했다.

김 씨는 “아이들 키우고 살기 바쁜 핑계로 돌아가신 친정 부모님께 잘못 해 드린 게 늘 마음에 걸렸다”며 “시부모님을 친정 부모님처럼 생각하고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김말순 씨는 지난 2018년 9월 남편과 함께 예천에서 상주시 사벌면 덕담리로 시아버지(90)와 시어머니(여·93)를 모시며 살기 위해 이사를 왔다.

시부모님이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으셔서 연로하신 나이에 생활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2019년 3월 남편이 지병으로 사별하고 홀로 힘든 내색 없이 시부모님을 모시며 살고 있다.

김 씨는 “바르고 건실하게 성장해 사회의 일원으로 충실히 사는 1남(39) 1녀(42)의 자식들을 생각하면 흐뭇”하다며 “6·25참전 국가유공자이신 시아버지와 요양보호자 자격이 있어 가족요양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밝혔다.

11일 표창 전수식에는 시아버지의 치매가 걱정돼 자리를 못 비우는 상황이지만 주위의 권유로 참석한다.

한편 2020년 제48회 어버이날 효행 및 장한 어버이 부문 표창에 상주시에서는 김말순 씨 외 4명으로 총 5명이 수상한다.

대통령표창에 선정된 정운영 씨(청리면·75)는 4남 4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뇌졸중으로 쓰러진 부모님을 7여 년간 정성껏 돌봤고 형과 동생들의 학업을 위해 생업에 뛰어들어 부모 역할을 대신하며 1남 4녀의 자녀들을 충실히 키웠다.

경북도지사표창에 선정된 이동희 씨(낙동면·74)는 본인과 부인의 심한 농아 장애를 극복하며 10년 전부터 치매를 앓으시는 모친을 성실히 보살펴 타의 모범이 되었다.

송필환 씨(화북면·63)는 지난 3월 2일부터 6일까지 방영된 KBS 1TV 인간극장 ‘97세 어머니의 하얀기억’ 편의 주인공으로 2년 전 치매에 걸리신 어머니를 직접 모시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공적을 인정받았다.

김상순 씨(내서면·57)는 신혼살림 1년도 안 돼 시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서울에서 상주로 내려와 지금까지 모시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시부와 치매인 시모의 손과 발이 되는 등 타의 본보기가 됐다는 평이다.

김범진 기자
김범진 기자 goldf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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