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욱수동 두꺼비 최대 산란지인 망월지에서 자란 새끼 두꺼비가 성체 두꺼비들이 서식하는 욱수산 등지 숲으로 향하는 날이 오는 9일로 예고된 가운데 새끼 두꺼비 한 마리가 물밖으로 나와 뛰놀고 있다. 박영제 기자

7일 오후 2시 대구 수성구 욱수동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 망월지에서는 작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덕원중·고 앞 도로를 건너 망월지 둑길을 따라 펜스가 이어졌다. 로드킬을 방지하는 조치다. ‘그날’이 다가서다. 망월지에서 태어난 두꺼비들이 ‘엄마 찾아 삼만리’를 시작하는 날이 올해는 빨라졌다. 지난해에는 5월 20일 새끼 두꺼비들이 성체 두꺼비들이 사는 욱수산 등지 숲으로 대이동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새벽부터 최대 40㎜의 비가 예고된 9일이 유력하다. 권기하 수성구청 환경관리팀장은 “망월지 물속에서만 살았던 새끼 두꺼비들은 신기하게도 부모가 살고 있는 욱수산 등지로 이동하게 된다”며 “성체 두꺼비들이 서식지로 가면서 묻혀 놓은 특수한 물질이 있는지, 철새들과 같이 회귀 본능에 의한 것인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성구청은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망월지를 두꺼비 생태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타당성 검토와 기본계획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두꺼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해 생활사를 규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야간에도 촬영이 가능한 고감도 적외선 센서 카메라로 무장한 폐쇄회로(CC)TV 8대도 갖췄다. 이를 통해 살펴본 망월지 두꺼비들의 산란과정은 이렇다. 숲에서 살던 성체 두꺼비들은 경칩(3월 5일)보다 훨씬 이른 2월 12일부터 망월지로 이동해 2월 26일 첫 산란을 시작해 3월 2일 마쳤다. 200쌍의 성체 두꺼비는 망월지 물속에 최대 200만 개의 알을 낳고서는 한 달간의 춘면을 위해 떠났다.
 

대구 수성구 욱수동 두꺼비 최대 산란지인 망월지에서 자란 새끼 두꺼비가 성체 두꺼비들이 서식하는 욱수산 등지 숲으로 향하는 날이 오는 9일로 예고된 가운데 새끼 두꺼비 한 마리가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3월 5일쯤에 알주머니가 벌어지더니 9일부터는 올챙이의 형태를 제법 갖춘 유생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4월 29일께 뒷다리를 가진 올챙이들이 눈에 보이더니 5월 6일에는 앞다리를 갖춘 데다 길었던 꼬리가 짧아져 있었다. 7일 확인한 결과 꼬리가 사라지고 새끼 두꺼비의 모습을 갖춘 개체 수가

많았다. 생태영향조사 주관기관인 (주)엔에이피 방혜정 부장은 “앞다리는 뒷다리와 달리 몸속에서 만들어졌다가 어느 순간에 막을 뚫고 나오듯이 생기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며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진 탓에 온전한 새끼 두꺼비의 모습을 더 빨리 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용균 수성구청 녹색환경과장은 “2~3㎝ 크기의 새끼 두꺼비들이 새 삶을 살아갈 욱수산 등지로 가는 과정에서도 천적을 만나는 등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년 5월에 장관을 연출하는 새끼 두꺼비들의 대이동 과정에서 개체가 일정 구간을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분석해서 망월지 두꺼비들의 최대 이동 가능 거리도 가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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