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5월은 ‘꽃의 여왕’인 장미의 계절이다.

각종 기념일이 넘쳐나는 이 오월 한가운데에 있는 ‘스승의 날(15일)’. 선생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원격수업이 이뤄지면서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IT기술이 뛰어난 선생님을 원하고 있어 디지털 능력이 교사가 가져야 할 또 다른 역량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런데 등교 활동이 멈추다보니 비로소 학교의 역할이 보인다.

정작 학교를 안 열어서 답답한 것은 공부가 아니라 단체 활동에서 기를 수 있는 인성교육이다.

빌 게이츠도 최근 인터뷰에서 코로나가 불러올 사회 변화에서 “대부분의 업무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만, 교육은 대면이 필요하다.

친구사귀기, 어울려 놀기 등 학교에서 물리적으로 행해지는 사회활동은 절대로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강조했고, 맞는 말이다.

평범한 선생님은 설명을 통해 수업을 잘하고, 훌륭한 선생님은 스스로 모범을 보여주며, 위대한 선생님은 가슴에 불을 지피는 영감을 준다는 말이 있다.

지식의 전달자에서 사람을 기르는 선생님 상(像)을 기대하며 노력하지 않는 이에 대한 채찍이리라.

우리 속담 중에 “선생 ×은 개도 안 먹는다.” 말이 있다.

‘아무런 기대없이 누군가를 사랑하려는 이의 속은 시꺼멓게 타거나 썩기 마련이니까 선생의 ×은 그 속에서 나온 ×으로 개도 안 먹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니 선생 노릇하기가 그만큼 어렵고 힘듦을 의미하는 것에 공감이 간다. 사회 환경이 급변하면서 교사에 대한 사회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어도 교사는 단순한 직업이나 노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비전과 소명감에서 움직이지 않는 교육은 살아있는 교육이 아니다.

스승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행동으로 사회의 지탄을 받는 교원들을 간혹 볼 때나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언어나 신체 폭행까지 당하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 교육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되지만 제자리를 지키며 교육의 바른 길을 걷고 있는 선생님들이 더 많다는 점에서 교육의 미래는 밝다.

헌신과 전문성으로 추락한 교권을 제자리에 올려놓아야 교육이 바로선다.

인간은 부르면 대답하는 존재다.

진정한 교육은 열과 성에서 이뤄진다.

교육은 혼과 혼의 대화요, 인격과 인격의 부딪힘이며, 정성과 정성의 호응이며 정열과 정열의 만남이다.

교육은 이러한 총체적인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품성을 도야한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제자의 앞날을 좌우함을 잊지 않는 것이 위대한 선생님이 가져야 할 첫번째 덕목이라고 스승의 날을 맞으면서 모든 선생님께 드리는 고언이다.

매년 스승의 날 아이들이 불러주던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라는 ‘스승의 은혜’를 들을 때마다 과연 ‘참되고 바르게 살라’고 제대로 가르쳤는지 돌이켜보게 된다.

이런 나는 ‘선생’일까, ‘선생님’일까.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