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미국 ABC방송이 ‘굿모닝 아메리카’에서 뉴욕의 맨발인들을 소개해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ABC의 방영 이후 ‘맨발로 사는 사람들의 모임’이 전 세계 각국에 생겨나 인터넷을 통해 맨발로 살기의 즐거움과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맨발걷기’가 유행하고 있다. 숲길 맨발걷기나 해변 맨발걷기 등 다양한 형태의 맨발걷기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13년 3월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가 설립한 ‘맨발학교’는 유명하다. 맨발학교의 첫 학생이자 교장인 권 교수는 매일 1~3시간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전국에 학교도 졸업도 없는 맨발학교 제자들이 1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맨발걷기 예찬론자 박동창씨는 ‘맨발로 걷는 즐거움’이란 책을 냈다. 그는 “발은 제2의심장이다. 발은 우리 몸의 모든 장기와 작은 모세혈관으로 이어져 있다. 맨발로 걸으면 자연스럽게 발바닥 마사지가 된다. 발바닥까지 내려왔던 혈액이 자극받아 힘차게 심장으로 되돌아 간다. 결국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면역체계가 강화된다”며 맨발걷기를 예찬했다.

맨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면서 의사들의 맨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지고 있다. 족부학(足部學) 전공 의사들은 맨발로 걷는 것은 우리 몸의 ‘접지(Earthing)’로 혈액이 묽어지는 효과와 지압 효과로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포항에서도 맨발걷기가 확산되고 있다.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가 지난 2018년부터 수업 전 학생과 교사들이 운동장 맨발걷기를 시작했고, 양학동에서 시민들이 운동장 맨발걷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 뜰 무렵 영일대해수욕장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영일만 모래톱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영일만맨발걷기에는 날이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꾸준히 걷는 사람도 있고, 코로나19 이후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해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 동해에 떠오르는 찬란한 아침 해를 배경으로 맑은 새벽 공기를 마시며 모래톱을 걷는 영일만맨발걷기가 지역을 대표하는 하나의 생활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영일만맨발걷기를 경북 체험 관광상품으로 만들어도 좋을 듯 하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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